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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주크박스 뮤지컬 <페스트>, 제작부터 창작까지

글, 사진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스포트라이트 |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6-07-08 4,419
서태지의 원곡과 알베르 카뮈의 동명 소설로 만들어지는 주크박스 뮤지컬 <페스트>가 7월 22일 LG아트센터에서의 정식 개막(20일 프리뷰 오픈)을 앞두고 있다. 

서태지와 알베르 카뮈라는 조합으로 오랫동안 무수한 궁금증을 낳았던 <페스트>는 지난 6월 30일, 제작발표회를 개최하며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일부분 해소시켜주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획, 제작 등을 총괄하는 김민석 스포트라이트 대표와 송경옥 책임 프로듀서, 노우성 연출가, 김성수 음악감독의 입을 통해 <페스트>의 방향을 들을 수 있었다. 




▶ 서태지 주크박스 뮤지컬의 시작
<페스트>의 출발은 2007년이었다. 서태지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던 김민석 스포트라이트 대표가 서태지의 음악으로 뮤지컬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였다. 이후 송경옥 책임 프로듀서를 만나면서 뮤지컬 제작 방향이 구체화되었다. 뮤지컬 제작 과정에서 난제는 원곡자인 서태지를 설득하는 일이었다. 

“서태지 씨를 설득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완벽한 분이고, 본인이 뮤지컬이란 분야를  몰랐기 때문에 뮤지컬로 만들어보겠다고 했을 때 의아해했어요. 뮤지컬로 편곡이 가능할 것인지, 음악을 어떤 스토리로 이어갈 것인지를 가장 궁금해 했어요.”(김민석 대표) 


▶ 왜 <페스트> 였나 
서태지의 궁금증을 풀기 위한 미션을 이끄는 것은 송경옥 프로듀서의 몫이었다. ‘서태지 음악’이란 소재에 어울리는 스토리를 만들고, 음악을 어떻게 편곡할지 해결해야 했다. 우선 대본 작업에 오랜 공을 들였다. 세 팀을 꾸려 작업했다. 『로미오와 줄리엣』, 『오즈의 마법사』 등 숱한 소설부터 만화까지 많은 콘텐츠의 접목을 시도해보았지만, 원하던 결과가 얻어지지 않아 포기하려던 찰나에 『페스트』와 만나게 되었다. 

“카뮈의 저항정신, 연대정신이 서태지 씨 음악과 잘 맞아떨어졌어요. 책이 기승전결 형태가 아니라 파편적이고 현대적이에요. 그것도 음악과 잘 맞아떨어졌고요. 글과 음악이 여러 군데서 잘 맞아떨어지는 걸 확인하면서 확신을 갖게 됐어요” (송경옥 프로듀서) 

편곡의 시험대는 ‘FM비즈니스’와 ‘라이브와이어’ 두 곡이었다. 가장 뮤지컬로 만들기 어려울 것 같다고 서태지가 판단한 곡들이었다. 김성수 음악감독의 편곡은 서태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금은 김성수 음악감독이 작업한 거라면 무조건 환영해주고 있다.”고 김민석 대표는 귀띔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뮤지컬화에 대한 서태지의 확신이 생겼고, <페스트>의 뮤지컬 작업이 본격화되었다. 




▶ <페스트>의 뮤지컬화① 대본
원작으로 7시간 짜리에 달하는 원안 대본으로 만드는데는 4년이 걸렸다. 이후 공연 대본으로 작업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 노우성 연출가를 만났다. 송경옥 프로듀서는 그를 “길에서 주운 보석 같았다”고 표현했다. 

“(노우성 연출과 얘기해보니) 지금까지 준비했던 아이디어와 방향이 정말 잘 맞아떨어지는 거예요. 드디어 좋은 짝을 만났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오피스텔에서 밤새면서 최종 연출 방향을 만들어내셨는데 대본이 좋고, 확신도 들었습니다. 지금은 좋은 것만 기억나요. 서태지 씨 음악으로 이런 뮤지컬을 만들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합니다.” (송경옥 프로듀서) 

노우성 연출이 주목한 두 가지는 “알베르 카뮈란 작가와 서태지라는 아티스트의 예술이 잘 만나게 해야겠다”는 것과 “저항과 연대의 메시지의 표현”이었다. 

노 연출은 카뮈의 원작을 카뮈의 원작에서 “세계대전이 끝난 뒤 저항해도 변화를 향한 개인의 의지는 세상과는 영향이 없다고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시민들에게 쓴 글”이라고 표현하면서, 이 시대 관객들에게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떠오른 생각은 ‘저항’이란 두 글자를 잃어버린 시대로 가버리면 어떨까였다. 그래서 시대 배경은 원작과 달리 가까운 미래로 설정했다. 

“적당히 행복하고 먹고 사는데 지장 없어서 저항할 이유를 잃어버린 시대로 설정해보자 했어요. 국가든 시스템이든 통제에 길들여져서 행복한 줄 알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그 사람들에게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페스트’라는 거대한 위기가 닥쳤을 때 어떻게 반응하느냐를 그리면 원작에서 카뮈가 하고 싶었던 것을 21세기 서울에서 표현하는데 적합하지 않을까란 생각과 확신을 가졌습니다.” (노우성 연출)


▶ <페스트>의 뮤지컬화② 편곡
김성수 음악감독이 편곡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스토리, 원작자의 만족, 공연의 호흡 등 세가지였다. 음악적인 부분에 집중하면 스토리가 억지스러워질 수 있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그 부분을 유의해서 가사와 스토리가 잘 매치될 수 있도록 연출과 작가들에 대본을 일임하는 동시에 가사와 대본이 잘 매치될 수 있도록 먼저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음악감독에게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원작자의 만족도다. “원곡자 입장에서 창조한 세계관이 확장되는 걸 보는 게 흥미로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공연의 호흡을 만들기 위해서도 고민을 거듭했다. “드라마도, 편곡적으로도 해체해서 다른 곡처럼 만든 곡도 많아요. 하지만 언제 서태지스러움이 나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공연에서 서태지 씨 원곡에서 느꼈던 것을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서도 느끼고 싶지 않을까 했습니다.”

편곡한 음악들은 무대에 맞게 수정해나가는 나가는 과정만 남겨두고 있다. 송경옥 프로듀서는 음악에 대해 “클래식한 듯 하면서도 파격적이고, 힘이 넘치는 듯 하면서도 부드럽다.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뮤지컬 음악 중에서도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음악 선택 
제작발표회에서는 ‘버뮤다(트라이앵글)’ 뮤직비디오 공개와 함께 ‘코마(Coma)’, ‘제로(Zero)’, ‘슬픈아픔’ 등 네 곡을 통해 서태지의 음악이 뮤지컬넘버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공개했다. 뮤지컬넘버로는 1막에선 ‘테이크원(Take One)’을 시작으로 ‘휴먼드림’, ‘대경성’, ‘환상 속의 그대’, ‘발해를 꿈꾸며’, ‘시대유감’, ‘라이브와이어’ 등의 곡이, 2막에선 ‘마지막 축제’, ‘제로(Zero)’, ‘비록’, ‘영원’ 등 총 20여 곡이 쓰인다. 

대중문화사에 특히 많은 영향을 미쳤던 ‘서태지와 아이들’(1~4집)의 곡보다는 이후의 곡들이 더 많다. 송경옥 프로듀서는 “처음엔 대중들이 잘 알고 있는 노래만 엮어서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로 만들어볼까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마케팅적으로 더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향하게 하기 위한 당연한 선택일 수 있었지만 다른 선택을 한 분명한 이유도 있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작업한 주옥같은 곡들이 너무 많아서 버릴 수가 없었어요. 록 베이스의 음악도 있지만 ‘너에게’라든가 ‘소격동’은 부드럽잖아요. 대중적인 음악과 마니아적인 음악을 같이 갖고 있는 다양성 때문에 뮤지컬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음악을 안 들어본 분들이 많은 거지, 음악이 대중적이지 않다는 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송경옥 프로듀서) 




▶ 서태지
<페스트>하면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서태지’다. 그가 뮤지컬에 얼마나 참여하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제작 초기에는 자문을 맡았고, 공연팀에 삼계탕 응원을 보낼 정도로 현재는 믿음과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상태다. 

“『페스트』라는 원전을 만나면서 급진전되어 대본화했을 때 서태지 씨가 마음에 들어했어요. 편곡이나 대본이 해결된 후부터는 좋은 뮤지컬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중이어서 완전히 믿고 지지해주시고 있어요. 전반적으로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중입니다.”(김민석 대표)

서태지는 제작발표회 영상으로 뮤지컬 넘버를 처음 접하곤 만족감을 표했다고 제작사는 전했다. 그는 “특히 코마(Coma)는 피아노와 합창만으로도 멋집니다. 정식 편곡이 들어가면 정말 굉장해질 듯 합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서태지의 공연 관람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김민석 대표는 “본인의 음악이 어떻게 창조되는지 궁금할테니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한 번은 보셔야 하지 않겠나”라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페스트>는? 
<페스트>는 서태지의 음악을 바탕으로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작품에서는 의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가까운 미래, 원작 속 오랑시를 배경으로 수백년 전 창궐했던 페스트가 다시 발병하면서 벌어지는 대혼란을 그린다. 타루 캐릭터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고, 오랑시 시장 리샤르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한다. 

김다현, 손호영, 박은석, 김도현, 윤형렬, 오소연, 린지(피에스타), 김수용, 조휘, 황석정, 조형균, 정민(보이프렌드) 등의 배우들이 포진했다. 노우성 연출을 필두로 김은정, 노우진 작가, 김성수 음악감독, 정승호 무대디자이너, 나한수 조명디자이너, 김필수 음향디자이너, 박준 영상디자이너, 로건 의상디자이너 등의 크리에이티브팀이 뭉쳤다. 원안은 안재승 작가가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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