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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뮤지컬, 비오는 날 생각나는 뮤지컬 넘버 10선

글 | 김효정 2009-07-17 5,972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연일 뇌우를 동반한 폭우가 그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아이템들이 많은데, 노란 우산, 따뜻한 커피, 비가 오면 생각나는 옛 사랑...

그 중에서 특히 음악을 빼놓기는 힘들다.
많은 뮤지컬 속에서 비는 단골 음향 효과 중의 하나이다. 특히 사랑의 기쁨, 기다림, 그리움, 애틋함을 객석에 전달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임이 틀림없다.
빗소리와 함께 들으면 더 좋은 뮤지컬 넘버 10선을 만나보자.

 

1. <소나기>  ‘괜찮아’(소년, 소녀)   

- 작사: 정영 /작곡: 오현석

 

 

   “괜찮아
   구름이 걷히면 이 비도 멈출테니까...
   네 가슴을 적시는 차가운 빗물도...”

 

 

무대 위에 실제 3톤의 소나기가 내렸던 뮤지컬 <소나기>의 명장면
방수 마이크에 특수 처리를 하여 비가 내리는 무대에서 배우들이

마음껏 노래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찰에게 쫓기고 있는 형을 생각하며 속상해하는 소년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소녀는 저 너머 산에 함께 가자고 말을 건넨다.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에 놀라 넘어진 소녀를 소년이 업고 원두막에 들어간다. 소년은 소녀를 위해 옷을 벗어 덮어주고, 비좁은 원두막에서 나와 실컷 비를 맞으며 행복해한다.

그런 소년을 바라보며 소녀는 그의 슬픔을 잠시 스치는 소나기에 비유하고, 곧 맑은 햇살이 그의 마음에 비추기를 원하며 이 노래를 부른다.

 


2.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돈 락우드)

                  - 작사: 아더 프리드 /작곡: 나시오 허브 브라운

 

 

   “I`m singin` in the rain    난 지금 빗속에서
    Just singin` in the rain  노래를 부르고 있다네
    What a glorious feelin`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네
    I`m happy again           나는 언제나 행복하다네”

 

 

1959년 영화. 주인공 진 켈리가 사랑의 기쁨에 들떠서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우산을 휘두르면서 춤을 추는 명장면. 이후 수많은 영화에서 패러디된다.

 

뚜뚜뚜루루로 시작하는 전주만으로도 벌써 기분이 상쾌해지는 뮤지컬 넘버. 주인공 돈 락우드는 사랑하는 여인 캐시와 달콤한 키스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사랑으로 기분좋게 설레는 마음을 빗속의 거리에서 노래와 춤으로 표현한다. 우산을 접고 빗물이 가득한 도로 위에서 탭댄스를 맘껏 추다가 경찰이 나타나자 머쓱한 듯 웃으며 ‘난 빗 속에서도 노래하고 춤출 거에요’ 라며 노신사에게 자신의 우산을 건네고 사라진다.

 


3.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 ‘Midnight Blue in Rany Day’ (동욱, 동현)
 - 작곡: 최귀섭

 

벌써 14주년 기념 공연 중인 창작뮤지컬<사랑은 비를 타고>.
이 작품은 오래된 세월 만큼이나 남경주, 남경읍, 최정원, 오만석, 김소현, 엄기준, 신성록 등 쟁쟁한 스타들이 거쳐간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형제가 마지막에 함께 치는 피아노 연주곡 ‘Midnight Blue in Rany Day’장면은 기억에 남는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비 내리는 창을 배경으로 형과 동생이 그 동안 서로의 대한 오해를 풀고 말을 아끼며 함께하는 피아노 연주로 화해를 그려낸다. 작곡가 최귀섭은 이 작품으로 1996년 한국뮤지컬 대상 음악상을 수상하였다.

 


4. <레 미제라블> ‘A Little Fall of Rain’ (Eponine`s Death) (에포닌, 마리우스)
 - 작사: 허버츠 크레츠머, 제임스 펜든 /작곡: 끌로드 미셸, 쇤 베르그

 

    “ I don`t feel any pain        어떤 고통도 느껴지지 않아요
      a little fall of rain             그저 빗방울에
      can hardly hurt me now   조금 젖은 정도에요
       … and rain                   …그리고 이 비가
      will make the flowers     사랑의 꽃을 피우게 할 꺼에요”

 

뮤지컬 <레 미제라블> 중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에포닌이 코제트에게 전하는 마리우스의 편지를 장발장에게 전달해주고, 바리케이트로 돌아오다 대치한 반대편 군사의 총에 맞아 숨지는 장면이다. 마리우스와 에포닌이 함께 부르는 이별곡.


에포닌은 마리우스의 품에 안겨 죽을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며, 총알에 맞은 고통은 그저 빗방울에 젖은 정도이니 이대로 안아주기만 하면 된다고 노래한다. 그런 에포닌에게 마리우스는 사랑의 말로 그녀를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화답한다. 이 비가 사랑을 꽃 피우게 할꺼라고 노래하며 에포닌은 마리우스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둔다.
초대 에포닌인 프랜시스 러펠을 포함하여 서튼 포스터, 마리우스 역의 팀 하우어 등이 부른 다양한 버전이 있지만, <레 미제라블> 1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레아 살롱가와 마이클 볼이 부른 버전이 가장 널리 알려져있다.  

 


5. <빨래> ‘비 오는 날이면’ (솔롱고와 전체출연진)
 - 작사: 추민주 / 작곡: 민찬홍

    “비 오는 날이면 가족 생각에 온 맘이 저리고
     비 오는 날이면 온 몸이 쑤셔와요...
     빗물대신 하늘에서 돈이 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돈을 벌어 꿈을 이루겠다는 턱없는 희망 때문입니다...

     힘들게 살아가는 건 우리에게 남아있는 부질없는 희망 때문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흔들리는 내 꿈을 쫓아가 보지만

     남는 건 허탈한 마음뿐

 

      비 오는 날이면 
      외롭고 쓸쓸한 마음
      우산 하나 받쳐들고 또 하루를 살아가요
      비 오는 날이면
      떠나고 싶은 마음
      우산 하나로 가리고 또 하루를 살아내요”

 

뮤지컬<빨래>의 모든 출연진이 함께 부르는 노래.
비 오는 날 버스를 탄 각자의 삶과 마음을 노래로 풀어낸다
‘서울 살이 30년, 버스안내양으로 시작한 서울 살이...’ 비 오는 날이면 좁은 비탈길 오르내리며 운전하는 일이 두렵다는 버스기사 아주머니의 푸념으로 노래가 시작한다.

 

비 오는 날이면 죽었다 깨어나도 회사 가기 싫지만, 다음 달 카드 값을 생각하며 오늘도 출근한다는 서울 살이 2년 차 회사원의 노래가 이어지고, 주인공 솔롱고가 이어 ‘비 오는 날이면 가족 생각에 온 맘이 저리고…온 몸이 쑤셔와요…빗물 대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며 좋겠습니다’라고 그의 고된 처지를 노래한다. 비 오는 날 누구나 한번씩 느껴보았을 마음을 따뜻한 멜로디에 담아낸 뮤지컬 넘버.

 

 

6. <내 마음의 풍금> 나의 사랑 수정 (강동수, 홍연)
 - 작사: 이희준 / 작곡: 김문정, 최주영

 

    “ 책을 펼치면 떠오르는 하얀 얼굴
      길을 걸으면 온통 그 뒷모습
      눈을 감으면 온통 보이는 환한 미소
      눈을 떠보면 어느새 사라져

      조금만 더 기다릴까
      잠시 후면 지나 갈 텐데
      난 그냥 우연히 지나가다가 그냥 우연히 서있는 거야
      하염없이 기다리다 우연인척 그녀를 만나
      해맑은 그 미소 눈이 부셔
      나의 사랑 수정 “

 

비를 피해 처마 밑에서 만난 강동수는 양수정 선생님께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려고 하지만 양수정 선생님에게서 결혼소식을 듣게 된다.

크게 실망한 강동수의 마음과 강동수의 일기장을 보고 양수정을 좋아하는 강동수선생님의 마음을 알아 버린 홍연의 슬픈 마음이 담긴 넘버. 둘의 슬픈 마음이 빗소리에 섞여 한 노래가 되어 무대를 적신다.

설레는 첫 사랑 그리고 실연의 슬픔을 지나가는 비에 비유한 듯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7. <사운드 오브 뮤직> ‘My favorite Things’ (마리아)
 - 작사: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 /작곡: 리처드 로저스

 

    “ Raindrops on roses         장미 꽃잎에 맺힌 빗방울
      and whiskers on kittens   새끼 고양이의 수염
      Bright copper kettles        반짝이는 구리 주전자
      and warm woolen mittens 따뜻한 털장갑
      Brown paper packages tied up with strings

                                 갈색의 소포와 그것을 매고 있는 노끈들
      These are a few of my favourite things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지”

 

1959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져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1965년 줄리 앤드류스와 크리스토퍼 플러머 주연의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힌다.
천둥과 번개가 치는 어느 밤, 폰 트랩 대령의 아이들은 마리아의 방으로 모이게 되고,  마리아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 기분이 나쁠 때는 좋은 것을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한다.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들을 하나하나 노래하고 아이들은 천둥 번개의 무서움을 어느 덧 잊게 된다.
마리아가 가장 좋아했던 것들 중 가장 먼저 이야기 했던 것은 바로 장미 꽃잎에 맺힌 빗방울.
비 오는 날, 홀로 천둥, 번개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 조용히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노래해보는건 어떨지.

뽀송한 이불 속에서 아이들과 따뜻한 우유 한잔 나누며 들으면 너무나 좋을 것 같은 뮤지컬 넘버.

 


8. <제너두> ‘Suddenly’  (쏘니, 카라)

 

    “ 점점 더 가까이 다가 와 내게로 다가와 떨리는 이 마음...
      내 앞에 펼쳐진 사랑 우리 두 사람 함께라면 Suddenly
      나 이제 두렵지 않아 거친 비바람 몰아친다 해도
      불꽃처럼 뜨거운 이 느낌 떨리는 가슴이 찾는 너”

 

강동원이 빗속에서 우산을 살짝 들면서 상큼한 미소를 날렸던 영화 `늑대의 유혹`의 한 장면을 기억하는가.
갑자기 몰아치는 폭우 속에서 살며시 우산을 같이 나눠 쓰는 로맨스를 꿈꿔 보았는가.
운명은 비처럼 그렇게 한 순간 갑자기 찾아온다.
갑자기 몰아치는 비바람도 쏘니와 카라의 사랑이면 무섭지 않다는 “Suddenly”  
1980년 빌보드싱글차트 1위를 기록한 노래로 올리비아 뉴튼존과 클리프 리처드의 듀엣곡으로 유명하다. 작년 한국 라이선스 공연을 통해 강인, 최유하의 디지털 싱글 곡으로 온라인 음악사이트에 공개되기도 했다.

 


9. <오즈의 마법사> `Over the Rainbow` (도로시)

 - 작사: 해롤드 알렌 / 작곡: E.Y.하버그

      

      “Somewhere,             저기 어딘가에
       over the rainbow,      무지개 너머에
       way up high,             저 높은 곳에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 자장가에 가끔 나오는 나라가 있다고 들었어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꿈꿔왔던 일들이 정말 현실로 나타나는 나라”

 

이쯤에서 나올 만 하지 않은가.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의 대표 곡인 ‘오버 더 레인보우’는 종종 곡의 첫 가사인 ‘Somewhere Over the Rainbow’로 불려지기도한다. 
1939년 주디 갈란드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스크린에서 접한 이후 수많은 버전으로 리메이크되어 한 세기가 넘는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 영국 소녀 코니 탤벗이 불러 다시 한 번 이슈가 되었던 뮤지컬 넘버.
영화 `유브 갓 메일`, `지구를 지켜라` 등 수없이 많은 영화와 CF,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작년 연말, 세종문화회관에서 박도연과 오소연의 목소리로 무대에서 공연되었다.   

 


10. <라디오스타> ‘비와 당신’ (최곤)
 - 작사: 최석환, 정승혜 / 작곡: 방준석

  

    “이젠 괜찮은데
     사랑 따윈 저버렸는데
     바보 같은 난 눈물이 날까

     …비가 오면 눈물이 나요
     아주 오래 전
     당신과 나의 그날처럼”

 

2006년 이준익 감독의 영화로 만들어진 <라디오 스타>는 한물간 스타 가수 최곤과 그의 곁을 항상 지키는 매니저 박민수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2008년 뮤지컬로 제작되어 영화 속에서 최곤이 부른 ‘비와 당신’을 포함한 18곡의 창작곡을 선보였다. 
‘비와 당신’은 왕년의 잘나가던 가수 최곤의 쌍팔년도 가요대상 히트곡. 
지나간 사랑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표현한 가사가 소박하고 편안한 멜로디로 표현되었다.
뮤지컬 배우 김다현, 김원준, 영화배우 박중훈, 가수 크라잉 넛, 럼블피쉬 등이 부른 다양한 버전이 있으니 입맛대로 골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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