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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랑루즈!> 이충주 "오디션부터 공연하는 기분…팝은 가장 자신 있는 장르" [인터뷰]

글 | 이참슬(웹 에디터) | 사진 | CJ ENM 2023-01-19 1,965

 

뮤지컬, 연극, 크로스오버 음악, 그리고 TV 드라마까지. 어디든 이충주의 무대가 된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던 그가 이번에는 대형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아시아 초연 주역을 맡았다.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클럽 ‘물랑루즈’를 배경으로 무명 작곡가와 클럽 최고 스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물랑루즈!>에서 작곡가 크리스티안 역을 맡은 이충주. 그간의 화려한 경력이 곧 실력이 되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기량을 뽐내며 ‘크리스티안 그 자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뮤지컬배우 이충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처음 공연 소식을 접했을 때부터 <물랑루즈!> 무대를 꿈꿨다는 그와 함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랑루즈!>는 개막 전부터 7개월이라는 긴 오디션 기간으로 화제가 됐어요. 오디션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1차 오디션부터 여타 뮤지컬 오디션과 좀 달랐어요. 심사위원으로는 한국 제작진과 함께 브로드웨이, 호주 스태프가 참여했고, 번역되지 않은 팝송을 원어 그대로 불렀거든요. 특이한 경험이었어요. 뮤지컬 넘버로 팝송을 사용한 작품이다 보니 오디션부터 마치 실제 공연을 준비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노래들이 무대에서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며 오디션을 봤어요. 긴 오디션을 마치고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땐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몰라요. <물랑루즈!>는 한국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정말 하고 싶었던 뮤지컬이었거든요.

 

<물랑루즈!>에 꼭 참여하고 싶었던 이유가 궁금해요.

원작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봤던 터라 영화가 뮤지컬로 만들어지면 얼마나 멋있을지 자주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미국에서 뮤지컬을 공연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언젠가 한국에서 공연한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아시아 초연의 주역으로 무대에 서게 되셨는데 소감은 어떤가요?

너무 감사했지만, 연습 내내 중압감에 시달렸어요. 어느 날 연습을 마치고 생각에 잠겨있는데 연출님이 “나를 믿어라. 너를 뽑은 내 안목을 믿어. 넌 나의 크리스티안이야”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조금씩 중압감을 덜어낸 것 같아요. 개막 후에는 관객분들이 과분할 정도로 사랑해주셔서 중압감에서 완전히 벗어났어요. 저는 누가 칭찬을 해주면 쑥스러워서 못 견디는 편인데, 관객분들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좋아해 주시니 큰 힘이 되더라고요. 요즘은 매일 즐겁고 행복해요. 끝까지 몸 관리를 잘해서 마지막까지 작품을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물랑루즈!>의 뮤지컬 넘버는 기존 팝송의 여러 곡을 조금씩 이어서 한 곡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에요. 혹시 다른 뮤지컬과 비교해서 연기나 노래할 때 차이를 느끼는 게 있나요?

제가 어디서나 자신 있게 부를 수 있는 장르는 가요와 팝이에요. 다시 말하면 <물랑루즈!>의 음악이 제가 즐겁게, 맛있게 부를 수 있는 음악이죠. 그래서 저를 잘 아는 지인들은 크리스티안을 연기하는 저를 보고 물 만난 물고기 같다고 하기도 해요. 말씀하신 대로 이 작품은 팝송을 그냥 쓰는 게 아니라 한 곡에 여러 팝송을 섞은 것이 특징이에요. 예를 들어 크리스티안과 사틴이 사랑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코끼리 사랑 메들리’에는 팝송 25곡이 들어가 있어요. 정말 대단하죠. 대사로 풀어도 이것보다 잘 풀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미 유명한 팝송을 우리말로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죠. 워낙 영어 가사가 익숙한 노래가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연습을 하면서 가사가 입에 붙고 익숙해지니까 오히려 한국어 가사로 부를 때 좋은 부분도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번역이 잘 된 것 같다고 생각해요.

 

기억에 남는 노래가 있다면요?

노래가 다 좋지만 특별한 한 곡을 뽑는다면 ‘롤링 인 더 딥’이에요. 어떤 뮤지컬에 ‘롤링 인 더 딥’이 나오겠어요. (웃음) 제가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이기도 하고요.

 

<물랑루즈!>는 화려한 무대만큼이나 안무가 무척 인상적이더라고요.

저도 처음 미국에서 <물랑루즈!>를 봤을 때 1막, 2막의 화려한 오프닝 안무에 전율을 느꼈어요. 지금은 우리 앙상블들이 그 장면에서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보면서 매일 감동하고 있어요. <물랑루즈!> 안무가 화려한 만큼 부상 위험도 굉장히 커요. 저도 여러 작품에서 춤을 춰봤지만, 이렇게까지 몸을 쓰는 작품은 처음 봐요. 힘들지만 저희끼리는 이런 것도 <물랑루즈!>의 매력이라고 얘기해요. 많은 분이 직접 공연장에 오셔서 군무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2막에 공중을 날아 다니까 어떻게 날아다니는지 확인도 하시고요. (웃음)

 

 

작품 속 크리스티안은 사틴과 불같은 사랑에 빠져요. 사틴은 ‘물랑루즈’의 스타지만 내면에 상처가 있는데, 크리스티안은 그런 사틴에게 사랑을 알려주는 인물이죠. 충주 씨의 크리스티안은 무엇을 중점으로 두고 연기하나요?

연출님과 가장 많이 얘기한 것은 크리스티안이 관객에게 스토리텔러로서 와닿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연습 처음부터 끝까지 크리스티안은 ‘심장이 먼저 나가는 사람(Heart forward)’이라고 강조하셨어요. 그리고 관객이 크리스티안에게 사틴과 같은 마음이 생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요. 어떻게 하면 크리스티안이 얼마나 뜨거운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사틴에게 크리스티안은 한 줄기 빛, 희망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사틴이 공작이 아닌 크리스티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영화 <타이타닉>의 잭을 상상하며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어요.

 

충주 씨는 크리스티안처럼 심장이 먼저 나가는 사람인가요?

비슷한 것 같아요. 앞뒤 안 재고 계산적이지도 못한 점이 크리스티안이랑 많이 닮았다고 생각해요.

 

아이비 배우는 충주 씨를 두고 “크리스티안 맞춤 배우 같다”고 표현했어요. 함께 하는 창작진 분들도 연습 때부터 극찬했다고요.

너무 감사해요. 저도 아이비 누나의 인터뷰를 보고 누나가 있는 쪽으로 절하겠다고 했어요. (웃음) 배우가 공연하면서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최고의 축복이에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고 칭찬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치열하게 준비한 지난 일 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감사하고, 몸이 부서지게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사틴 역의 두 배우 아이비, 김지우 씨와는 처음 작품을 함께하신다고 들었는데, 호흡은 어떤가요?

두 분의 공연은 많이 봤는데 함께 작품을 하는 건 처음이에요. 두 분 다 매력이 넘치죠. 아이비 누나는 노래며, 이미지며 사틴 본인 같아요. 아이비 누나의 사틴은 내면은 여리지만, 겉으로는 강인한 느낌이에요. 지우 누나는 연기자로서 기반이 너무 단단해요. 연기적으로 많은 것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지우 누나는 감정을 잘 표현하고 드러내는 사틴이에요.

 

<물랑루즈!>는 배우 이충주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요?

어떤 작품을 할 때나 마음가짐은 똑같아요. 소홀히 하거나, 사랑하지 않은 작품이 없어요. 다만 <물랑루즈!>는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요소들이 많아서 즐겁게 공연하고 있어요. 주어진 시간을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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