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 창작가무극 <금란방>이 2018년 초연 이후 4년 만에 돌아온다.
<금란방>은 강력한 금주령이 시행된 18세기 조선 영조 시대에 있었을 법한 밀주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동극으로, 초연 당시 공연장 로비에서부터 독특한 관극 체험을 하는 관객 입장 구조로 주목받았던 공연이다. 이번 재연에서는 대본과 음악 등 대대적 수정을 거쳐 단순히 금기를 깨는 것을 넘어 억압받았던 관습과 통념을 깨고 자유롭게 꿈꾸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주제를 더 명확히 보여준다. 또한,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라이브 밴드와 클럽 디제잉의 사운드를 접목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관객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지난 2일에는 <금란방>에 출연하는 23명의 서울예술단 단원들과 이유리 예술감독, 박해림 극작가, 이진욱 작곡가, 김태형 연출가 등 전체 스태프의 상견례가 있었다. 이번 재연에는 연극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더 헬멧> <오펀스>,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마리퀴리> <아몬드> <리지> 등 다수의 연극·뮤지컬 작품을 비롯해 국립창극단의 공상과학(SF) 창극 <우주소리>까지 폭넓은 시도를 해온 김태형 연출가가 새롭게 합류했다. 김태형 연출가는 "초연을 이어받아 더욱 흥미진진한 공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무언가 금기될 때 그것이 왜 금기되었는가 들여다보고 우리의 삶을 옭아매고 있다면 때론 깨고 나아가야 한다. 공연 공간을 새롭게 탈바꿈하고 흥겨운 장을 열어 관객이 더 몰입하고 적극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신나는 시간을 준비하려 한다"고 작품 연출 의도를 밝혔다.
2018년 초연 당시 참여했던 서울예술단긔 김건혜, 김백현, 최인형, 송문선, 이혜수, 김용한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이어 <읽어버린 얼굴 1895>에서 명성황후 역을 맡았던 하은서와 서울예술단의 신예 서연정, 이동규, 권성찬이 새롭게 캐스팅됐다.
러닝타임 내내 무대와 관객 사이의 매개자 역할을 하는 조선 최고의 남장 전기수 '이자상' 역은 김건혜, 하은서가 연기한다. 왕의 서간 관리자로 낭독기술이 절실한 '김윤신' 역은 김백현, 최인형이, 그런 김윤신의 하나밖에 없는 철없는 외동딸 '매화' 역에는 송문선, 서연정이 맡는다. 철딱서니 없는 매화의 몸종 '영이' 역은 이혜수가, 고지식한 인물이자 사랑 따위에는 전혀 관심 없는 밀주단속반 팀장 '윤구연' 역에는 김용한, 이동규, 권성찬이 캐스팅됐다.
창작가무극 <금란방>은 10월 11일부터 11월 13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