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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커진 무대로 돌아온 <여명의 눈동자> “두 번 다시 일어나설 안 될 비극” (프레스콜)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20-01-31 3,373
<여명의 눈동자>가 지난 1월 23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여명의 눈동자>는 1991년 MBC에서 방영된 동명 드라마를 바탕으로 2019년 초연했다. 





지난 30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한 프레스콜에선 김지현, 박정아, 최우리, 오창석, 온주완, 테이, 마이클 리, 이경수, 정의제, 한상혁 등 전 출연진이 참석한 가운데 '행복하길', '멀리 사이판에서', '영광의 자리', '어떻게든', '악몽' 등 주요 장면을 시연했다. 



재공연에선 처음 의도했던 장대한 스케일을 보여주는 무대를 선보이고, 새로운 곡과 장면을 추가했다. 프레스콜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노우성 연출은 “컨셉은 초연과 동일하다”고 했다. “초연 당시 관객들과 소통했던 강점과 준비했지만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을 이번 공연에서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는 것. 

극장이 훨씬 커진 만큼 경사 무대를 도입하고, 무대 앞쪽을 계단형으로 구성해 배우들이 등퇴장하게 함으로써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노우성 연출은 “무대를 깊게 사용한다”고 설명하면서, 배우들이 많은 거리를 뛰어다니면서 당시 역사를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선 새로운 장면도 추가했다. J.ACO 작곡가는 “초연에선 음악의 멜로디를 중시했다. 이후 1년 간 연출님, 음악감독님, 작가님과 회의를 하면서 재정비를 위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작업 과정을 들려줬다. 그가 집중한 부분은 가사와 메시지 전달이다. 이를 위해 편곡을 진행했고 오케스트라를 재편성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여명의 눈동자>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 전쟁까지 근현대사에서 한민족에게 고통스러웠던 시기를 그린다. 노우성 연출은 “일본이 제국주의 침략 전쟁으로 지배하거나 점령했던 모든 나라에서 패전 이후 내전이 벌어졌다”면서 “일제강점기부터 바라봐야 그 당시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의 이념 차이와 그 갈등에서 출발한 한국전쟁까지 이어지는 이념대립의 역사도 함께 조명해서 살펴볼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일제강점기 시기를 사건 중심으로 다루고자 했다고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공산당 옷을 입고 있는 청년 대치와 국군복을 입고 있는 청년 하림, 그 사이에서 누가 발사한지도 모르는 총에 맞아서 쓰러져 죽어가고 있는 여옥이 지리산에 모인 장면에서 관객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기 있지 않나 한다”고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설명했다. 

노우성 연출은 6.25 한국 전쟁은 다루고 싶지만 방대한 스케일 때문에 쉽지 않은 소재라고 했다. 차선책으로 담아낸 것이 제주 4.3 사건이다. 그는 “어제까지 친구였던 사람들이 서로에게 죽창을 겨눴다. 선택하지 않은 것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던 세 인물을 통해서 메시지가 전달되길 바랐다. 이 땅에서 두 번 다시 그런 비극은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민족 역사의 비극을 되짚었다. 




김지현은 여옥 역으로  초연에 이어 다시 참여한다. 자신에게 <여명의 눈동자>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 작품을 처음 받았을 때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컸다. 초연을 힘들게 올렸는데 이번엔 좋아진 환경에서 정상적인 모습으로 하게 됐다. 운명처럼 거절할 수도 피해갈 수도 없는 작품이 됐다.”

김지현은 여옥의 감정선은 초연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새롭게 추가된 대치와의 장면에서 여옥의 생각이 더 보여질 것이라고 했다. “초연 때와 비슷한 이미지여서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연기할 때 도움된다”고 언급했다. 




이경수 역시 초연에 이어 다시 하림을 연기한다. 이경수는 “초연 때 노우성 연출님께서 무조건 음악이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 사명감으로 임하고 있다. 연기도 노래도 더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무대가 초연과 달라졌고 인물 관계도 더 설명돼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된다고 했다. 




테이는 초연에선 하림을, 재공연에선 최대치 역으로 변신했다. 테이는 “초연 때 역사 배경을 공부하면서 대치의 행동이 이해받기 쉽지 않았는데도 왠지 정이 갔다”며 지금 맡은 캐릭터를 향한 애정이 오래됐음을 드러냈다. 당시에도 대치가 외롭겠다는 생각과 함께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재공연에서 대치 역을 연출과 음악감독에게 제안받으면서 새로운 역에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테이는 최대치 역이 외로운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로 “대치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역할과 흐름을 이해하면 할수록 확실한 선택을 하고 있다. 이해받지 못해도 대치의 삶처럼 고독한 길을 걷고 싶다”고 연기하는 입장을 설명했다. 



오창석은 <여명의 눈동자>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던 차였다. 노래하는 걸 평소 좋아한다. 3~4년 전부터 제안을 받았지만 자신 없어서 고사했는데, 이번엔 한 번 해보고 싶어서 도전했다”고 뮤지컬에 도전한 이유를 공개했다. 

오창석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대본에 집중했다고 했다. 뮤지컬을 하면서 “연출님과 얘기하는대로 했고, (온)주완이나 테이처럼 뮤지컬을 많이 한 친구들을 보면서 참고하고 배웠다”고 어떻게 작품에 임했는지 설명했다. 



온주완은 어릴 적 본 원작 드라마를 떠올리면서 “드라마에서 최재성 선배가 했던 대치와는 조금 다르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재성 선배 색깔처럼 하기 보다는 나만의 색깔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면서 했다. 창석 형과 저, 테이 모두 표현하는 것이 달라서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혁(VIXX, 혁) 역시 오창석처럼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다. 한상혁은 “다양하게 도전하고 경험하려 한다. 그러던 중 '빅스' 멤버 형들과 인연이 깊은 노우성 연출님이 하는 뮤지컬이기도 했고, 좋은 작품이어서 의미가 있어서 도전하게 됐다”고 <여명의 눈동자>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한상혁은 연극 <잃어버린 마을>에 이어 다시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우연인지 인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제주도를 좋아한다. 그런 제주도의 역사적 아픔을 저를 통해서 팬 분들이나 많은 대중 분들께 알려드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해야할 본분이라고도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새로운 무대로 돌아온 <여명의 눈동자>는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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