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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박정민·문근영이 보여줄 <로미오와 줄리엣>은?

글, 사진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샘컴퍼니 |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6-11-15 3,318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2016년 한 해 동안 수많은 작품들이 새로운 옷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그중 <로미오와 줄리엣>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 중 하나로,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장르로 숱하게 변용되어 왔다. 

이 작품이 12월, 연극으로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의 마지막을 장식할 채비를 하고 있다. 박정민, 문근영,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등 출연진 만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블루스퀘어 북파크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새롭게 만날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최대한 원작에 가깝게, 말 맛을 살려
2016년 현재, 너무나 잘 알려진 고전을 다시 봐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로렌스 신부를 연기할 손병호는 “보편 타당성 있는 이야기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사랑”을 이유로 호쾌하게 내놓았다. 유모를 연기할 서이숙은 “명작이기에 잘 알지만 세세하게는 모르는 게 많다”며 “하면 할수록 새로운 걸 발견하는 게 좋다. 새로운 버전으로 나올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새롭게 공연하는 만큼 작품만의 색깔도 분명히 있을 터. 2016년에 만날 <로미오와 줄리엣>의 핵심은 “말 맛”이다. 셰익스피어 작품 특유의 문어체를 살리는 것. 문근영 또한 “현대어를 쓰기 때문에 문어체나 시가 어렵다. 관객들에게 그 말을 얼마나 말처럼 전할 수 있을까 노력하고 연구하고 있다”며 고심의 흔적을 보였다. 처음엔 ‘왜 이렇게 할까’하는 걱정과 우려도 들었던 손병호도 할수록 느끼게 되는 셰익스피어의 진가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양정웅 연출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이 아니라 희비극”이라고 정리하며, 각각의 부분들을 많이 살려낼 것이라 설명했다. 그간 <한여름밤의 꿈> 등 셰익스피어 작품을 엑기스만 담아 많이 각색해왔지만 “이번 작품 만큼은 원작 장면을 많이 삭제하지 않았다”며 셰익스피어의 언어적 수사를 살려 지금껏 해온 작품 중 가장 원작에 충실한 작품을 선보일 것임을 천명했다. 

원작과의 차이라면 20명 이상 등장해야 하는 캐릭터들이 8명으로 줄어든 정도다. 출연진이 줄어든 만큼 군중신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파티 장면은 유지하고 연습에서도 최대한 대사 삭제 없이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이틀롤 박정민과 문근영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은 박정민과 문근영이 연기한다. 박정민은 2016년을 영화 <동주>, 드라마 <안투라지> 등으로 화려하게 채웠다. 그에 이은 연극 도전에 대해 “배우 인생에 로미오가 있을 줄은 저도 몰랐다. 제 인생에 로미오란 인물이 들어온 게 반갑고 즐겁게 배우면서 연습하고 있어서 설레고 좋은 공연이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소감을 풀어놓았다. 

극단 차이무 선배들과 만나며 연기를 향한 꿈을 키웠다는 박정민은 “연극을 하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항상 긴장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해이해지는 정신을 잡게 된다. 이번 작품을 하게 돼서 좋고 많이 배우고 에너지를 얻어가는 것 같아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문근영은 <클로저> 이후 6년만에 연극에 출연한다. 다시 연극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6년 전 선배들과 만들었던 좋은 기억과 추억들, 많은 가르침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다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보였다. 

문근영은 박정민이 보여줄 로미오의 매력을 “구수함”으로 꼽았는데 박정민은 “일부러 독특하게 하려는 건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인물을 최대한 땅으로 끌어내리려(현실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상대배역인 문근영이 분석을 잘 받아주고 좋아해줘서 고맙고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머큐쇼 역을 맡아 지켜봐온 김호영 또한 “잘 맞다”고 맞장구치기도 했다.

서이숙은 두 배우의 호흡에 대해 “독특하게 하더라”며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로미오’와 ‘줄리엣’하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가 있는데 두 배우의 연기는 그것과는 조금 다를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흥미롭고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드는 사람들
이날 많은 배우들은 출연 이유로 함께하는 사람들을 꼽았다. 배해선은 “작품마다 화제를 낳는 양정웅 연출님이 하신대서 관심있었다. 선배님들과 같이 공연하는 게 좋았고 꿈꿔왔다. 손병호 선배님, 서이숙 선배님은 데뷔하기 전부터 최고의 배우로 연극 무대를 지켰던 분들인데 하신다고 해서 기꺼이 하고 싶어 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 작품으로 연극에 데뷔하는 김성철은 “셰익스피어의 텍스트를 꼭 해보고 싶었다”며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선생님들이 함깨해서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며 유일한 20대 막내로 에너지를 불어넣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찬호는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 역은 원작에서 자세히 언급되지 않는데 양정웅 연출의 배려로 캐플릿가의 이야기를 대사화했다고 말했다. ”요즘 시대로 돈, 명예, 권력을 다 가진 금수저지만 줄리엣 만큼은 마음을 끝까지 열지 않는다. 왜 그렇게 싫어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을 열지 않는데 사랑에는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굉장히 비극적인 인물이라 표현해 역할에 동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양정웅 연출과의 첫 작업인 박정민과 문근영은 잘 들어주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나란히 표했다. 박정민은 “연극을 많이 해보지 않아 궁금해도 질문하기 쉽지 않은데 먼저 물어봐주고 많이 들어주셔서 편하게 연습하고 있다. 많은 걸 시도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문근영은 “항상 웃고 계신다. 어렵고 힘들다가도 연출님 얼굴을 보면 행복한 에너지가 생겨서 열심히 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정웅 연출과 수차례 작업했던 이현균은 “좋아하고 사랑하는 연출님이지만 배우들이 힘들어할 때 희열을 느끼며 웃고 계실 때가 있다”는 말로 폭소를 터뜨리게 했다. “그런 천진난만함이 <로미오와 줄리엣>에 투영될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들과 함께하는 양정웅 연출은 “최강의 팀”이라 배우들을 치켜세우며, “영국 연출가 피터 브룩이 “연출이 안 할수록 잘 하는 것”이란 말을 했는데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다. 개개인이 매력있고 근성있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진다. 저는 지휘자처럼 재능을 셰익스피어의 대본과 잘 맞춰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를 통해 만난 박정민, 문근영을 비롯한 배우들과 양정웅 연출, 정승호 무대디자이너 등의 크리에이티브팀이 참여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배우들이 꼽는 명장면과 명대사 
손병호 ‘첫 키스신’
“줄리엣이 입술을 한 번 훔치고 “제가 그대의 죄를 짊어진 건가요. 전 그 죄를 다시 돌려받겠습니다”라고 하고 또 키스해요. 말로 이렇게 화려하고 아름답게 감정을 녹일 수 있구나 했어요. 사랑이란 이렇게 달콤하구나. 말의 힘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느꼈어요”

문근영 ‘발코니 장면’
“줄리엣이 속마음을 고백하고 로미오에게 들킨 뒤 서로 밤하늘을 두고 맹세를 주고 받는 장면이 제일 아름답고 기대돼요. 관객 분들도 그 아름다움을 느끼셔야 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는 장면이에요”

박정민 “나는 운명의 노리개로구나”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은 항상 꿈과 운명의 굴레에서 고뇌해요. 로미오도 마찬가지 같은데 저는 이 대사가 지금까지도 제일 어려워요. 로미오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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