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NEWS DB 발빠른 공연 뉴스와 풍부한 현장 소식

세계 초연 타이틀롤 맡은 옥주현 “‘<마타하리>=옥주현’을 보여줄 것” (인터뷰)

글 | 안시은 | 사진제공 | EMK뮤지컬컴퍼니 2016-03-09 4,035
4년 여의 준비 과정을 거친 뮤지컬 <마타하리>가 3월 25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첫 선을 보인다. 옥주현은 타이틀롤 ‘마타하리’를 연기한다. 그는 2011년 출연 제의를 받은 이후 작품과 꾸준히 인연을 맺어왔다. 2014년에는 뮤지컬 넘버를 중심으로 발매한 개인 앨범 ‘골드’에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마타하리> 넘버 ‘비 케어풀 마이 하트(Be Careful My Heart)’를 싣기도 했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가 해외 공연을 가는 비행기에서도 작품을 분석하고 고민하는 옥주현을 보고 “이 친구가 출연한다면 여자 주인공을 타이틀로 창작 뮤지컬을 할 수 있겠다”로 결심을 굳혔을 만큼 옥주현은 <마타하리>에서 여느 배우 이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프랭크 와일드혼도 “옥주현이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감을 주는 목소리라 입을 모을 정도다. 

주위의 연이은 극찬과 세계 초연 주인공이란 자리에 대한 부담감도 만만치 않을 터. 일찌감치 출연 결정을 내리고 첫 창작 뮤지컬에 도전하는 옥주현을 지난 8일 제작발표회가 열렸던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만났다. 


 

마타하리가 된다는 것
<마타하리> 출연은 옥주현에게도 적잖은 부담인 모양이다. 그런 그에게 힘이 되었던 말은 첫 상견례 자리에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해준 말이었다. “어떤 일이 있건 당신들이 <마타하리>란 작품의 초연 배우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다 기록되어 계속 전수가 될 겁니다. 막중한 책임이 필요한 만큼 사명감을 갖고 임해주십시오” 

옥주현은 “소름끼치게 감동적”이었다며 이 말로 다시 한 번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는 동시에 자부심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힘이 되는 또다른 존재는 동료 배우들이다. “누군가 나를 믿어주는 순간 내 안에 같은 믿음이 피어난다”는 <마타하리> 속 가사처럼 팀도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도 하고, 안아주려 하고 있어 의지도 되고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향 씨가 많은 힘을 주고 있고요. 우리나라는 브로드웨이보다 (뮤지컬을) 한참 뒤에 시작했잖아요. 브로드웨이 본고장에서 보고 배운 그 친구가 힘을 많이 주고 있어요. 소향 씨는 연습에 100% 참여하면서 연습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기 때문에 많은 힘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마타하리는 실존 인물로 아름다운 무희였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중 스파이로 총살된 내용은 널리 알려져있지만 설만 무성할 뿐 정확한 이야기를 알기는 쉽지 않다. 정보의 보고인 인터넷도 추측 정보만 무성한 탓에 옥주현이 기댄 존재는 제프 칼훈 연출과 극작가 아이반 멘첼이다. “배우들보다 오래 전부터 (작품을) 준비하셨거든요. 캐릭터에 대한 정보나 배경, 숨겨진 일화는 연출과 극작가를 통해서 정보를 제일 많이 얻었어요”

<시카고>의 록시 역으로 섹시미를 보여준 경험이 있지만 마타하리는 다른 무게감을 갖는 캐릭터다.  “보석 브래지어만 입고 춤을 춰”란 기사가 실제로 많았을 만큼 첫 장면에서 노출이 많다. 의상도 사진으로 남은 모습을 재현해서 제작했고, 연출가 겸 안무가 제프 칼훈이 마타하리가 당시 췄던 춤을 토대로 하는 안무를 만들었다. 

“안무가 요염하고 많이 섹시해요. 마타하리는 지나가는 것만 봐도 치명적일 정도의 매력이 있었다고 해요. 저는 그런 매력은 없어요. 춤 연습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매일 스케줄에 저만 (춤 연습이) 따로 잡혀있어요. 연습 기간에는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는 걸) 민망해하는 편이라 생각 만큼 표현하려는 게 다 안 나와요. 민망함을 빨리 벗어야 하는 게 제 숙제이자 도전해야 할 부분 같아요”

<캣츠>에서 출연 배우들이 직접 고양이 분장을 하며 고양이에 녹아드는 것처럼 옥주현도 분장을 직접 하는 흔치 않은 배우다. “공연마다 콘셉트를 잡아서 의견을 제시하고 분장팀과의 상의를 거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이번 공연 역시 SNS나 포털 사이트에 있는 화장 관련 내용을 캡처하면서 관심 있게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제(7일) 창고에 가서 무대를 처음 봤어요. 아직 조명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색깔톤은 잡지 못했어요. 저는 공연 중 분장 고칠 시간이 많이 없는 캐릭터라 전반적인 흐름상 분장이 튀지 않으면서도 캐릭터를 강조할 수 있는 메이크업톤을 생각하고 있어요”

작곡가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프랭크 와일드혼인 만큼 <마타하리>이 넘버에도 자연스레 이목이 쏠린다. 옥주현은 프랭크 와일드혼의 노래에 대해 듣긴 좋지만 잘 부르긴 힘든 곡이라 말했다. 

“음계 ‘레’에서 ‘레’로 가는 것처럼 한 옥타브를 짧은 순간에 크게 넘나들게 쓰세요. 그게 진짜 힘들어요. 조금이라도 긴장감을 놓치면 듣는 사람들이 불편해할 수 있어요. 기술적으로도 음을 편안하게 감성적으로 주무를 수 있게끔 하는 게 포인트예요. 배우들도 다 같은 얘길 해요. 듣긴 정말 좋은데 하는 건 너무 어렵다고”

프랭크 와일드혼은 영어로 쓴 가삿말이 한국어로 잘 전달되는 지도 많은 신경을 쓰는 작곡가다. “영어로 예쁜 표현이 (한국어에서도) 잘 전달되는 지가 제일 중요하대요. 그 단어가 갖는 느낌과 음의 느낌이 정확히 일치해야 하거든요. 그걸 어순이 다른 한국말로도 일치되게끔 하는 과정에서 여러번 가사를 수정해가는 게 어려웠던 과정 같아요”

옥주현이 지켜봐달라 당부하는 것은 ‘무대’다. 음악, 연기와 모든 장면을 성대하게 표현해주고 연출의 의도도 잘 보여주는 장치라는 것. 춤을 전공한 제프 칼훈 연출이 보여주는 남다른 구도도 포인트로 꼽았다. “연출하시는 걸 보면 ‘전체적인 그림이 이렇구나‘라고 깨닫는 순간들이 있는데 무대와 만나는 순간 연출이 의도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잘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타하리>가 세계 초연을 강조하는 만큼 세계로 뻗어나가서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오랜 시간 재공연 되는 바람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옥주현이 <마타하리>에서 지향하는 목표는 “<마타히리>=옥주현”이 되는 것이다. “캐릭터와 당연히 일치되는 제가 되는 것이 (<마타하리>에서의) 제 목표입니다” 




옥주현의 11년,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 
지난해 데뷔 10주년을 맞는 동안 2005년 <아이다>로 시작해 <시카고>, <엘리자벳>, <레베카>, <위키드> 등 남다른 필모를 쌓아가며 뮤지컬 배우로서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동시에 굴곡진 그래프를 그리기도 했다. 

지난 시간에 대해 “단단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이 있었던 것이 감사한 일 같다”고 소회했다. 사랑받아 마땅한 상태라 생각지도 않지만 출발부터 당연한 사랑을 받았다면 지금처럼 스스로를 냉정하게 보지도, 다그치지도 못했을 거라는 것. “보여지는 직업이니 (대중과 소통을) 잘 맞춰서 했어야 했는데 경솔하고 어린 부분이 있었다는 걸 알았어요. 한발짝 멀리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제게 약이 된 것 같아요”

작품마다 쏟는 노력에 대한 질문에는 겸손하게 답했다. 배우로의 노력은 당연히 갖춰야 하는 건데 강하게 어필되는 것이 부끄럽다는 그는 배우라면 당연히 하는 노력인데 진작 하지 못해서 오히려 빨리 뒤쫓아가야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발레를 시작하게 된 것은 구부정한 자세 때문이었는데 배우라면 평생 해야 하는 관리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10년 여의 시간이 빨리 지나온 것 같다며 출연작들을 회상했을 때 “저를 상징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 말했다. 앞으로 더 오래 해나가야 하는 지금 시점에 <마타하리>를 만난 것이 감사하다고. 

옥주현은 겉으로 보기엔 자신감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론 겁 많은 ‘외강내유’형이다. 어느덧 고참 반열에 들어섰고 특히 <마타하리>에선 많은 이들이 그를 바라보고 있는 선장 같은 위치에 서있기 때문에 그 ‘겁’을 겉으로 드러낼 수도 없다“가장 부담을 안고 있지만 그만큼 그동안 해온 노하우와 느낀 모든 것을 <마타하리>에서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 있겠다 생각해요. 배우로서 또 한 번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로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목표를 꺼냈다. 한 배역에 고정된 이미지를 갖기 보다 작품에 맞춤 옷처럼 잘 어우러지는 배우이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었다. 

“전 다양함을 사랑하고요. 다양한 캐릭터로 무대에 설 수 있는 한 계속 무대에 서고 싶어요”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