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티튜드(Attitude)의 중요성
대학로로 돌아온 <마마, 돈 크라이>가 새로운 얼굴들을 맞았다.
프로페서V 역의 김호영과 서경수, 드라큘라 백작 역의 이동하, 이충주가 그 주인공들이다.
3월 10일 개막을 앞두고 배우들은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준비하고 있을까?
NEW 프로페서V 김호영&서경수
김호영이 첫 2인극으로 대학로로 돌아왔다. 2007년 <렌트> 출연 이후 대학로 뮤지컬은 오랜만인 그가 <마마, 돈 크라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의 답은 대학로의 변화된 분위기였다. 직접 그 분위기를 체험해보고 싶었다고. 극장 규모와 2인극인 점도 마음에 들었지만 소재가 단순한 뱀파이어 이야기가 아니라 뱀파이어가 될 수밖에 없었던 프로페서V의 상황과 B급 코드가 주는 엉뚱 발랄함에 끌린 점도 또 다른 이유였다.
<마마, 돈 크라이>는 특히 프로페서V가 홀로 상당 분량의 대사를 해내야 하는데 이런 점에 대해서 “처음엔 당혹스러웠다”고 표현했다. 그런 점 때문에 1~2주에 한 번 정도 다시 대본을 봤던 기존 출연작과 달리 <마마, 돈 크라이>는 아침에 일어나면 매일 다시 볼 정도로 집중력이 필요했다고. “어떤 방해가 있어도 잘 끌고 나갈 수 있을 만큼 연습량이 필요하겠다고 느꼈다”는 말에서 프로페서V 역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었다.
소극장이라는 공간도 그동안 봐온 김호영이란 배우의 또 다른 면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소극장은 배우와 관객과의 거리가 가깝고 반응의 밀도도 크다. 2인극은 그에게 미지의 영역이었던 터라 관객과의 반응을 짐작하기 쉽지 않다. 그래선지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설렘도 있고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관객들의 반응에 압도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그가 준비한 해결 방법은 “즐기는 것”이다. 시선을 즐기면서 관객과 같이 호흡을 주고받으며 해야 할 것 같다고. 물론 흔들리지 않도록 더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을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지나치지 않은 적정선을 지키는 것도 필수다.
독백이 많고 작품이 마냥 가볍지 만은 않기 때문에 하다보면 그로테스크해질 때가 있다고. 그럴 땐 주변의 도움을 받는다. B급 코드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상황에서 적정 수위를 고민할 때 “<마마, 돈 크라이>의 매력은 바로 그런 것”이고 지난 공연에서도 어떤 장면에서 어떻게 했다는 말을 들을 때 어디까지 해도 되겠다는 용기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관객들이 프로페서V를 인터뷰하러 온 기자로 일대일로 만나겠다는 설정을 갖고, 프로페서V가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기 때문에 집중해서 잘 따라가면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는 관람 팁도 귀띔했다.
프로페서V 역은 천재 물리학자에서 뱀파이어로 변하는 인물이다. 서경수는 극중 변화와 프로페서V에게 생겨난 매력에 대해 “뱀파이어가 됨으로써 피가 달라지는 것”이라 표현했다. “피가 달라진다는 건 모든 애티튜드(Attitude), 즉 생각과 마음가짐까지 모든 것이 변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그 기운이 서서히 프로페서V에 스며듦과 동시에 드라큘라 백작이 갖고 있는 차분함과 그로테스크 안에 숨겨진 마력이 프로페서V를 매력적으로 변하게 한 이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경수는 <트레이스 유>로 대학로 2인극 뮤지컬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당시는 2인극이 첫 경험이라 많은 부담과 불안함이 있었지만 점차 부담과 걱정이 깨지면서 나름의 발전 과정을 즐기다보니 정말 즐겁고 엄청난 끈끈함을 느꼈다고. 이번 출연으로 그때 당시 느낀 희열과 행복,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마, 돈 크라이>에서 막내인 그는 좋은 선배, 형들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좋다며 배우 한 명, 한 명과의 인연을 곱씹었다. 고영빈과는 <라카지>에서 부자지간이고, 학창시절 훈남으로 유명했다는 이동하와는 경희대학교 과선후배 사이고, 김호영과도 역시 <라카지>에서 만난 인연이 있다. 듣고 있던 송용진은 서경수는 공연도 본 적이 없어 잘 몰랐는데 “<마마, 돈 크라이>가 대표작이 되겠구나”란 생각을 했다며 가장 귀엽고, 재밌는 프로페서V가 될 거라 단언했다. “넌 짐 캐리야. 라고 말한 적도 있는데 정말 재밌어요. 극명하게 재밌고 슬픈 감정을 표현해줘야 하는데 잘할 것 같아요. 제가 배울 것도 많아요”
이런 서경수에게 애로 사항이 있다면 ‘키’다. 드라큘라 백작이 뒤에서 편하게 목을 물어야 하는데 서경수의 큰 키 때문에 드라큘라 역을 맡은 배우들이 가려진다고. 그 덕에 <노트르담 드 파리>의 콰지모도처럼 숙이게 되는데 그것 또한 하나의 장점이자 재미의 요소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개막을 앞두고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맛깔스러움’과 ‘체력’이다. 아직까진 싱거운 느낌이라 자평한 그는 “더 맛깔스럽고 감질 맛나게 할 수 있도록 디벨롭 하도록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상위 10위권에 들 정도로 홍수 나듯 땀을 많이 흘린다. 탈진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체력 안배도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공연 앞두고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을 밝혔다.
NEW 드라큘라 백작 이동하&이충주
드라큘라 백작이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동하와 이충주 모두 ‘태도(Attitude)’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드라큘라를 연기하는데 가장 많은 도움을 준 배우도 단연 선배인 고영빈이다. 이충주는 백작이 어떤 전사(前事)를 갖고 있든 멋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백작다운 ‘애티튜드’를 많이 알려준다고 말했다. 백작다운 것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을 때 “네가 그렇게 믿으면 그렇게 되는 것”이란 말로 힘을 실어준 것도 고영빈이었다.
이충주는 <더 데빌>의 엑스와 비슷한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인간적인 면도 있었고, 결국 자신만의 드라큘라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많은 고민을 담고 있는 얼굴이었다. 특히 비주얼적인 것에 자신 없어하는 모습을 보이자 김호영이 “고영빈 씨가 아무리 훤칠해도 우리 프로페서V가 멋지다고 입밖에 내지 않는 이상… 우리가 다 애를 쓰는 거예요. 아무리 멋져도 우리가 시큰둥하면 어떻겠어요?”란 말로 폭소케 했다.
드라큘라 백작으로의 또다른 고충은 극중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빨간 하이힐’이다. 하이힐을 신어본 이동하는 발목이 부러지는 줄 알았다며, 남자는 발등이 넓은데 춤추면서 해야 하니까 아무나 할 수 없겠구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충주는 힐을 신고 무대에 올랐을 때 분위기에 대해 많이 들었다며 “처음에는 신발보는 것 자체가 싫었는데 계속 신고 돌아다니다 보니 뻔뻔해지더라”고 말했다.
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김호영이다. “힐을 신었을 때 자기 모습도 즐길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고 섰을 때 무릎도 들어가고 종아리의 알도 올라가서 라인이 예뻐진다. 키도 커지고. 두 배우가 힐을 신어보지 않아서 낯설텐데 무릎이 펴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굉장히 달라질 거고 자신감이 생길 거다”라며 자신만의 신조가 담긴 격려의 한마디를 더했다.
이동하는 <마마, 돈 크라이>의 드라큘라 백작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데다 오랜만의 무대 복귀다.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와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 등에 출연했다. 그러는 동안 무대를 향한 그리움은 짙어졌다. “매체는 카메라를 보고 생각해서 연기해야 하는데 무대는 관객들과 호흡하니까 살아있잖아요. 이번에 <마마, 돈 크라이>를 하게 되어 행복하고 감사하죠. 앞으로도 무대는 계속 하고 싶고 할 거예요” 그런 그가 춤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하자 주위에서 웃음이 터졌다. “제가 춤을 정말 좋아하는데 잘 못춰요. 몸쓰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고)영빈이 형님이 백작의 분위기를 잘 알려주셔서 저만의 것을 만들어가려고 참고하고 있어요”
이동하에게 개막 전까지 남은 숙제는 드라큘라의 절제하면서도 우아하고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애티튜드를 잘 표현해내는 것이다. 그동안 무대에서 표출하는 연기를 많이 해온 그에게는 도전이고 배움의 기회다. 이충주 또한 수천년을 살며 익숙해진 드라큘라의 애티튜드와, 지난 공연 이후 보강된 스토리를 하나의 관통하는 이야기로 듬직하게 끌고 가야하는 점을 공연 끝날 때까지 신경써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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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돈 크라이>와 첫 만남, 김호영‧서경수, 이동하‧이충주 (인터뷰)
글 | 안시은 | 사진제공 | 페이지원, 알앤디웍스 2015-03-06 7,273sponsored adv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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