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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마녀와 하얀 마녀를 연기할 <위키드>의 주역은?

2013-09-05 5,684

<위키드>의 첫 한국 마녀는 누가 될 것인지는 2012년 내한 공연 전부터 오랫 동안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난 2일 공개된 캐스팅의 결과는 옥주현, 박혜나(엘파바), 정선아, 김보경(글린다)이었다.

 

 

옥주현과 정선아는 <아이다>, <아가씨와 건달들>에 이어 세 번째로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되었다. 두 배우는 이전 작품에서도 찰떡 호흡을 보여주며 캐스팅 공개 전부터 캐스팅이 되었으면 하는 배우로 1순위에 손꼽혀왔다. 본지(5월호 게재)에서 설문했던 <위키드> 가상 캐스팅에서도 전문가, 연 30회 이상 관람자, <위키드> 미관람자 등 모든 부문에서 각자의 배역에서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정선아는 그동안 옥주현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상상이 이뤄졌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둘을 역할에 대입해서 어울릴 거란 상상들을 하셨을 것 같아요. 저도 같이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오디션 보기 전에도 말이죠. 서로 그런 얘길 했었는데 꿈은 이뤄진다고 그 역할을 위해서 지금까지 온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절친이다가 동생 로사를 바람에 날려버려서 싸우게 되는데 그때 서로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 부분이 정말 기대되고 이 작품 안에서 옥주현 씨와 찰떡궁합이 아닐까 합니다.”

 

 

옥주현은 2012년 <위키드> 내한 공연 당시에만도 일여덟 번 관람했을 정도로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던 때부터 맡고 싶은 배역으로 손꼽았던 캐릭터도 엘파바였다. 그런 그에게도 엘파바가 되기까지 고비는 있었다. 부담도 컸지만 오디션 당시 많이 아팠던 것. 그럼에도 현장에서 메인 넘버 세 곡을 깔끔히 소화해냈다. “초록 분장만 하지 않은 엘파바 그 자체”라는 연출가의 극찬을 이끌어내며 완벽한 점수를 받았다. “링거 맞고 공연하기 전에 겨우 간 터라 저랑 인연이 아닌가보다 하고 거의 포기하고 오디션을 봤어요. 나중에 연출님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얼떨결에 하라는 대로 했는데 너무 아파서 사실 기억은 안나요. 부담감이 오디션 때부터 엄청났고 지금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엘파바는 초록 피부로 마법 능력을 타고난 인물이다. 예민하고 불같은 성격이지만 똑똑하고 열정적이며 불의 앞에선 참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단지 자신들과 다른 초록색 피부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한다. 여기에 덧입혀진 여러 사건들과 오해로 엘파바는 서쪽 나라의 나쁜 마녀라는 오명을 억울하게 뒤집어 쓰게 된다.

 

옥주현에게도 엘파바와 비슷한 경험이 많다. 그 경험들이 인물에 투영되면 한층 입체적인 캐릭터로 살아나게 된다. “사람들이 보고 싶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에 대한 메시지가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무거울 수도 있는 메시지를 가볍게 다루고 있잖아요. 무대 위에서 연출님이 푸신 것들이 흥미로워요. 여기에 초록색 마녀란 걸 대입시키면 흥미로운 점은 더 많은 것 같아요. 즐겁게 심오하게 작업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어요.

 

초록 마녀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분장이다. 엘파바로 변신하기 위해 보통 뮤지컬 작품과 달리 얼굴 뿐만 아니라 손, 목, 귀까지 페인트 붓처럼 면적이 넓은 붓으로 칠한다. 손재주가 좋아 늘 스스로 분장을 해온 옥주현이지만 이번 작품 만큼은 직접 할 수 없는 최초의 분장이 될 것 같다고. “한 번 해봤는데 분장이 40분 이상 걸리더라고요. 신기한 건 녹색 칠을 하고 파우더칠을 하잖아요. 그러면 악수를 해도 안 묻더라고요. 공연이 끝나면 분장은 집에 가서 지우는데 이번 작품은 반드시 지우고 나가야 해요.”

 

 

옥주현과 함께 <위키드> 초연의 주인공이 된 또 한 명의 엘파바는 깜짝 캐스팅된 박혜나다. 박혜나의 엘파바 캐스팅 스토리는 영화같이 탄생되었다. 해외 크리에이티브팀의 “(엘파바로) 만들어 보고 싶게끔 이끄는 배우”란 말처럼 그는 네 차례의 오디션을 거치는 동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결과 그의 자리는 앙상블에서 엘파바 커버, 그리고 마지막엔 엘파바 역으로 바뀌어 나갔다. “오디션 과정을 하나 하나 통과하다보니 이 자리까지 왔어요. <위키드>는 제가 봤던 작품 중 정말 훌륭했고 감동을 받은 작품이라 오디션 공고를 보고 당연히 지원을 했죠. 부담보다 꿈을 꾸듯 행복해서 그 기분을 즐기려 합니다.”

 

 

 

글린다의 대사와 가사는 <위키드> 초연 당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배우인 크리스틴 체노웨스에서 맞춰 수정됐다. 그 대사와 가사를 오디션에서 소화한 정선아를 보고 연출가는 체노웨스를 떠올렸을 정도로 그 이후 가장 멋지게 글린다를 소화해낼 배우라는 평을 했다.

 

글린다는 금발로 야심가다. 아름답고 인기가 많아 공주병 기질도 있지만 착한 마음씨를 가졌다. 처음엔 다른 친구들처럼 엘파바를 멀리 하지만 그의 진심을 알게 된 후 친구가 되어 돕는다. 이 역에 잘 소화해낼 배우로 손꼽혔던 정선아지만 오히려 새로운 도전이라 말한다. 고음역대의 성악 발성부터 팝 발성까지 소화해야 하고 점차 성숙해가는 인물의 연기까지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환상 속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글린다를 맡았잖아요. 예전엔 사실 저도 엘파바를 꿈꿨습니다. 음악이 주는 힘이 크잖아요. 그런데 결국 글린다를 택한 이유는 매회 제가 무대에서 즐겁게 놀 수 있고 관객들이 그 모습을 가장 재미있게 봐주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30대에 이 작품을 맡아서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과 역할들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정선아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글린다를 지원했습니다.”

 

 

 

정선아와 함께 캐스팅 된 또 다른 글린다는 바로 김보경이다. 그는 대걸레로 직접 만든 마술 지팡이를 들고 오디션에 참석해 해외 크리에이티브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연기를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한다.”는 평을 받았다. 오디션 당시 두 작품을 동시에 하고 있어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피곤한 와중에 새벽 2시까지 짐정리를 하다가 앞에 막대걸레가 보이는 거예요. 글린다 하면 마법봉이 생각나잖아요. 그래서 막대 걸레 머리 부분을 떼고 며칠 전에 받은 꽃다발 포장지를 떼서 예쁘게 봉을 가져 갔어요. 그 작은 정성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아직은 어색한 첫 금발 도전에 무거운 의상으로 인한 고충도 있지만 참고 공연해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버블 의상이 20kg이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꽤 무겁기도 하지만 중력 때문에 허리와 골반뼈를 누르더라고요. 아팠지만 참으면서 캐릭터 컷을 촬영했어요. 예뻐지려면 감수하면서 공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 옥주현과 박혜나, 정선아와 김보경까지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네 배우가 선보일 <위키드>는 11월 22일 첫 공연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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