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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옥주현,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수상

글 | 안시은 | 사진제공 | PoA 2012-10-30 4,720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이 10월 29일 오후 5시 20분부터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약 2시간 여 동안 열렸다. 창작 뮤지컬 22편, 라이선스 뮤지컬 19편 등 총 43편이 출품된 가운데 큰 쏠림 없이 수상작들이 나뉘어졌다. 9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라카지>가 베스트외국뮤지컬상 포함 4개 부문에서 수상했고, 시상식의 꽃인 주연상은 <엘리자벳>의 김준수와 옥주현이 차지했다. 베스트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한 <왕세자 실종사건>와 <두 도시 이야기>가 각각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밖에 <식구를 찾아서>, <시카고>, <넥스트 투 노멀>, <번지점프를 하다>가 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2012년 시상식은 시상 부문에서 변화를 줬다. 최우수뮤지컬상이 베스트창작뮤지컬상으로 이름을 바꿨고, 무대미술상과 기술상이 무대미술기술상으로, 작곡상과 음악상이 음악상으로 합쳐져 14개 부문으로 줄었다. 당초 사회를 보기로 했던 유준상이 영화 촬영 중 당한 십자인대파열로 참석하지 못하게 되면서 돈독한 친분이 있는 김원준이 ‘미쓰에이(Miss A)’의 수지와 함께 그 자리에 섰다.

 


 

이번 시상식은 뮤지컬 배우 출신보다는 타 장르에서 출발한 배우들의 수상 바람이 거셌다. 아이돌 가수의 유입이 늘고 반대로 뮤지컬 배우의 대중 매체 진출도 늘어나면서 장르 간 경계가 무너진지 오래지만 타 장르 출신 배우들이 과반 이상 수상한 경우는 흔치 않았다. 남녀 신인상만 해도 팝페라 가수 출신으로 첫 대형 뮤지컬에 도전한 카이와 <시카고>가 첫 뮤지컬 주연작인 아이비가 수상했다. 특히 현역 아이돌 가수인 김준수의 주연상 수상은 아이돌 출신에 대한 벽을 허물었단 점에서 눈길을 끌 만하다. 2010년 <모차르트!>로 데뷔하자마자 2개 시상식에서 남우신인상을 휩쓸었던 그는 그동안 보여준 티켓 파워와 <엘리자벳> 속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진 연기로 2년만에 세 번째 작품으로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옥주현은 뮤지컬 8년차로 `뮤지컬배우`란 호칭이 이제 더 낯익다. 옥주현은 매 작품마다 성장세를 보여주며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뮤지컬 대표 여배우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12년 <엘리자벳>을 통해 한단계 성숙한 연기력과 노래를 선보이며 2005년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상 수상 이후 7년만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감격을 누렸다. 특히 2007년 김선영 이후 여자배우로는 두 번째, 2010년 정성화까지 전체 세 번째로 한해 2번의 주연상을 수상하게 됐다.

 

 

 

매해 시상식이 그렇듯 수상을 예상하지 못한 수상자들의 감격에 겨운 수상소감이 많았다. 평소 말문이 막힌 모습을 잘 보인 적이 없던 김호영도 남우조연상 수상 앞에선 말을 잇지 못했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오소연도 잊고 지낸 배우의 꿈을 다시 한 번 회상하며 잠시 나약해졌던 마음을 바로 잡기도 했다. <왕세자 실종사건>으로 베스트창작뮤지컬상과 연출상까지 주요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한 서재형 연출가는 2012년 공연에서 “쫄딱 망했다.”는 한마디로 모든 심정을 표현했지만 수상을 통해 끊임없이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첫 수상자였던 카이를 시작으로 부모님 성함을 호명하는 수상 소감이 많았다. 시상자로 나선 오만석과 홍지민도 이에 가세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2010년부터 3년째 주연상 시상에 나서고 있는 홍지민은 시상식 단골 MC 오만석과 2년 연속으로 동반 시상자로 나서 레크리에이션 이상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만담커플 같은 찰떡궁합을 선보였다. 뮤지컬 첫 도전을 앞두고 시상자로 참석한 ‘에이핑크’의 정은지는 귀여운 경상도 사투리로 좌중을 웃어넘기는가 하면, 신인상 시상자가 놓고 간 발표지를 착각하고 수상자를 잘못 호명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함께 나온 조정석이 정은지의 실수를 능수능란하게 넘기는 순발력을 보여줬다. 

 

축하공연도 다채로웠다. 황정민, 옥주현, 소냐 등 주연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아이다>, <황태자 루돌프>, <어쌔신>, <리걸리 블론드> 등 신작을 미리 선보여 연말 공연 가이드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시상식이 한 해 동안 공연된 작품들을 돌아보는 자리라는 점을 돌이켜볼 때, 후보 중 축하공연을 펼친 작품은 <시카고>, <맨 오브 라만차>, <두 도시 이야기> 등 단 세 작품에 그쳤고, 그 중 <두 도시 이야기> 만이 작품상 후보였다는 점과 특히 창작 뮤지컬은 단 한 편도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10월 29일 생방송 예정이었던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천 연기에 따라 하루 연기돼 30일 오후 5시 20분부터 SBS TV를 통해 녹화 방송된다. 2013년 시상식은 전남 여수에 위치한 예울마루에서 열린다. 수상작(자)와 수상소감은 아래와 같다.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수상작(자)
남우신인상
카이(두 도시 이야기)
여우신인상 아이비(시카고)
남우조연상 김호영(라카지)
여우조연상 오소연(넥스트 투 노멀)
무대미술기술상 민경수(두 도시 이야기)
안무상 서병구(라카지)
음악상 윌 애런슨(번지점프를 하다)
극본상 오미영(식구를 찾아서)
연출상 서재형(왕세자 실종사건)
앙상블상 <라카지>
남우주연상 김준수(엘리자벳)
여우주연상 옥주현(엘리자벳)
베스트외국뮤지컬상 <라카지>
베스트창작뮤지컬상 <왕세자 실종사건>
인기스타상 김준수, 김선영

 

 


수상소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떨리네요. 뮤지컬 무대 위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면서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했고 말씀드렸는데 이런 행운까지 얻게돼서 너무나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인이고 제가 너무 부족한 게 많아서 감사드릴 분이 참 많습니다. 저희 가족, 친한 친구 친형, 대학로에서 맛있는 음식 만들고 가게 일 보면서 늘 기도하시고 응원해주시는 사랑하는 저의 어머니 노태석 권사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카이, 남우신인상)


정말 너무 떨려서 말이 안나오는데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몰랐는데요. 신시 박명성 대표님, 최은경 부대표님, 정말 감사드리고요. 뮤지컬배우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이 기회로 더 열심히 하는 뮤지컬배우 되겠습니다. (아이비, 여우신인상)

 

사실은 정말 상 받고 싶었는데요. 제가 말을 잘하는데 지금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잘 몰르겠어요. 그런데 상 받으니까 정말 좋네요. 2002년에 <렌트>로 데뷔했는데요. 신시컴퍼니가 굉장히 친정같은 곳이거든요. 신시 식구들 너무나 감사드리고요. 상받는 모습 보고 계실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실 것 같아요. 힘들 때마다 정신적으로 위로의 말 아끼지 않으시는 이유리 교수님. 지금 이자리에 갑자기 없는데 우리 주현이 누나, 제 베스트 친구들 정말 고맙고요. 제가 이런 말 한 적 있습니다. 저는 남들과 다르고 독보적인 길을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요. 앞으로 배우 김호영의 독보적인 행보를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십시오. (김호영, 남우조연상)

 

잘못 부르신 건 아닐 거예요. 아닐 거라고 빕니다. 정말 예상 못했는데요. 이 순간을 상상은 정말 많이 했어요. 여기 계신 선배님들 TV로 보면서 꿈을 키웠는데 어느 순간 잊고 있었어요. 예기치 않게 잊고 있던 꿈이 이뤄진 것 같아서 기적같고 믿겨지지 않네요. 요즘 심적으로 바보 같고 나약한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욕심은 많은데 답답하고 해서 심적으로 고민이 많았는데 너무 어리석었고 부끄러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으로 큰 힘을 얻고 파이팅해서 하겠습니다. (오소연, 여우조연상)

 

감회가 새롭네요. 제가 이 자리에서 상을 받기까지 11년이 걸린 것 같습니다. 제가 <두 도시 이야기>를 만나게 된 건 14개월 전에 BOM 최용석 대표님이 CD를 던져준게 시작이었거든요. 듣다가 깜짝 놀라서 전화를 했습니다 .이 작품이 뭐냐고. 매일 밤늦게까지 집에도 못가는데 이해해주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두 도시 이야기> 한진섭 연출님 이하 모든 스태프들께 감사드립니다. (민경수, 무대미술기술상)

 

저의 열정만 믿고 저한테 안무를 맡겨주신 악어컴퍼니 조행덕 대표님께 감사드리고요. <라카지>는 대본과 음악만 가져왔을 뿐 모든 것이 창작이에요. 저와 같이 고생한 이지나 연출님하고 무대를 아름답게 꾸며주신 서숙진 디자이너님, 안무를 돋보이게 만들어주신 구윤영 조명감독님, 의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신 한정임 디자이너님. 무엇보다도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춰주신 라카지걸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어요. (서병구, 안무상)

 

창작뮤지컬에 웬 미국 작곡가냔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유일하게 노미네이트된 부분이 유일하게 음악상이네요. 윌 애런슨의 작업은 훌륭했습니다. 저희가 여전히 작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했으니까요. 그를 인정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 어떤 투자자도 없이 파트너사도 없이 박용호 대표님이 홀로 이 자리를 지키셨습니다. 대표님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윌 애런슨, 음악상, 한혜영 제작PD 대리수상)

 

초연이 올라가고 1년이 좀 넘었는데 그 사이에 19고에서 20고를 정리할 때가 됐어요. 어디까지가 작가가 쓴거고 어디까지가 공연대본인지 헷갈리는데 빈 틈이 많았던 대본을 꼼꼼히 채워주셨던 스태프와 배우들 감사드려요. (오미영, 극본상)

 

 

 

이렇게 큰 상을 받아도 될 지, 정말 많은 배우 분들이 예뻐해주셔서 받은 상으로 알고, 저와 함께 해주신 모든 배우분들, 스태프분들, 관객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처음 뮤지컬 할 때 많은 용기를 주었던 멤버들, (박)유천이, (김)재중이형.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너무나 의미가 남달라요. 제가 뮤지컬로 다시 무대란 곳에서 설 수 있게 되었고, 무대에 노래 부를 수 있게 되었고 영영 못받을 것 같았던 상도 받아보네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더 할 수 있다면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는 배우 되도록 하겠습니다. (김준수, 남우주연상)

 

우리 <엘리>팀 앙상블상 꼭 받았으면 했어요. 훌륭한 후보 분들과 나란히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거든요. 그런데 상까지 주시니까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EMK 모든 식구 분들, 독일 본사 여러분, 감사드리고요. 그리고 제가 뮤지컬이란 곳으로 발을 딛게끔 도와주시고 항상 응원해주고 계시는 박명성 대표님께도 감사드리는 마음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사해주신 분들도 감사드립니다. 항상 불러주시면 어떤 무대든지 어떤 자세로 하겠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옥주현, 여우주연상)

 

저는 17년 동안 연극을 주로 많이 했습니다. 뮤지컬은 창작 뮤지컬만 고집해왔습니다. 어느날 외국에서 <라카지>를 보고 이 작품은 한국에서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추진했습니다. 한 4년 간 준비했습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았습니다. 때론 큰 질타도 많이 받았습니다. 많은 걸 느꼈고요. 특히 <라카지>를 사랑해주신, 많이 꾸짖어주신 분들께 이 상을 돌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분만 더. 저하고 오랜 파트너로 이끈 장소영 음악감독입니다. 장감독 덕분에 이 상 받은 것 같으니까 우리 더 열심히 합시다. (악어컴퍼니 대표 조행덕, 베스트외국뮤지컬상)

 

예상을 안했기 때문에 축제를 즐기는 마음으로 나왔고요. 공연이 어제 끝났습니다. 쫄딱 망했습니다. 그리고 어젯밤에 집에 가서 뮤지컬하기 힘들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왔습니다. 상을 2개 저한테 주셨네요? 제가 난감해졌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저와 뮤지컬을 사랑하는 특히 창작을 사랑하는 제작진들, 끊임없이 창작뮤지컬을 만들것입니다. 창작뮤지컬 사랑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극단 죽도록달린다 대표 서재형, 베스트창작뮤지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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