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과 영혼>의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지의 도자기 빚는 장면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이 손꼽히는 명장면을 국내 무대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바로 뮤지컬로 탄생한 <고스트>에서다. 이 작품은 런던 웨스트엔드 초연을 거쳐 현재 영국과 전미 투어가 진행 중이고 연말에는 이탈리아와 헝가리에서, 내년에는 브라질과 독일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한국 초연은 오는 11월로 확정됐다.
<고스트>는 캐스팅을 확정하고 지난 15일 오후 프라자호텔 다이아몬드볼룸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제작발표회에는 많은 취재진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사회는 박경림이 맡아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고스트> 오디션 현장과 관련 영상 상영이 끝난 후 스태프들과 출연 배우들이 차례로 입장해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스트>는 어떤 작품?
<고스트> 국내 초연을 하기로 한 데는 셋업 리허설에만 6주가 걸리는 무대 메커니즘이 큰 몫을 차지했다. 여기에 다양한 세대를 정서적으로 겨냥할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와 오리지널 공연의 퀄리티, 훌륭한 배우들이 융합될 때 시너지 효과에 대한 확신도 더해졌다. 박명성 예술감독은 <고스트>의 무대에 대해 “한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라고 표현하며 보는 뮤지컬의 탄생을 예고했다.
<아이다> 한국 공연을 보면서 <고스트>가 잘 될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는 원작 프로듀서 콜린 잉그램은 뮤지컬화 이유에 대해 “한 작품에 복수, 코미디, 영혼적인 것과 셰익스피어 스러움까지 잘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스트>에는 심령술사 오다메의 과장스러운 모습부터 샘과 몰리의 사랑 이야기, 절친이던 칼이 배신하고 여기에 복수하는 이야기 등 다양한 요소들이 담긴다.
영화 속 특수효과들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도 볼거리다. 샘이 문을 통과하고, 편지가 스스로 접히고, 몸이 빛난다든지 하는 장면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효과를 위해 영화 <해리포터>에 참여했던 폴 키에브를 초빙했다. 여기에 영상은 난제였던 빠른 장면 전환 뿐만 아니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없애는 역할도 해낸다. 콜린 잉그램은 “뉴욕 시가지에서 오다메 집으로 전환되는 장면 등 영상을 많이 사용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고스트>에는 주원, 김준현, 김우형, 아이비, 박지연, 최정원, 정영주 등의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크리에이티브팀은 오디션의 결과에 대해 만족스러운 마음을 표했다. 한진섭 협력연출은 과거와 달리 “실력을 겸비하면서도 맞는 이미지를 캐스팅 할 수 있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고 뮤지컬계 발전을 언급했다. 박칼린 음악감독은 오디션 때 기억에 남았던 배우로 주원을 꼽았다. 누군지도 몰랐는데 배우들이 꺼리는 이른 시간부터 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음정 하나 틀리지 않고 해외 연출의 숱한 요구에도 성실하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작업하기 참 좋겠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고스트>의 배우들
뜨거운 스타는 단연 주원이다. <스프링 어웨이크닝> 이후 드라마 <각시탈>, 예능 <1박 2일> 등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진 이후 4년만의 고향으로의 복귀다. 주원은 무대로 돌아온 것에 대해 “무대에 섰을 때의 기억과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무대 만의 매력이 있어서 드라마에 데뷔한 뒤에도 회사에 뮤지컬을 꼭 다시 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본 것에 대해서는 “부담감은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오디션을 당연히 봐야한다고 생각했고 저도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준현은 런던에서 먼저 <고스트>를 관람하고 컴퍼니 매니저라도 하겠다고 굳은 출연 의지를 밝혔던 일화를 꺼냈다. 샘을 연기하고 싶었던 건 “무대에서 죽음을 맞는 역할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샘은 죽어서도 계속 나오는 애틋한 역할이라 더 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몰리를 맡은 박지연은 대극장 뮤지컬의 주요 배역을 차례로 맡았던 것에 대해 “운이 항상 따랐던 것 같다.”고 자신을 낮추면서도 “오디션을 보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 나이에 맞게 차근 차근 올라가고 싶었는데 변신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아 자신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최정원의 오다메 캐스팅 소식은 20년이 넘도록 주연을 도맡아온 그였기에 다소 뜻밖이었다. 최정원은 1990년 겨울 영화 <사랑과 영혼>을 보고 감동받아 데미 무어가 된 양 머리를 짧게 잘랐던 때를 떠올리며 “오랜만에 조연을 맡게 됐다. 구강구조도 우피 골드버그와 닮은 것 같다. 무대에 45분 등장하는 것 같은데 멋진 조연으로 주인공들을 빛내주는 모습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말했다.
정영주는 최정원이 대선배이자 롤모델이었다고 표현하며 그가 몰리가 아닌 오다메 오디션을 보는 걸 보고 “나는 그냥 들이밀어도 오다메라고 생각했는데 의상까지 갖춰입고 와서 뭘 더 해야하지? 까만 칠을 할까?란 생각까지 했다.”고 오디션 당시 놀라웠던 심경을 말하면서도 “색깔이 다른 오다메 브라운을 보는 즐거움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기대를 드리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제작발표회를 마친 <고스트>는 연습을 거쳐 11월 26일부터 2014년 8월 24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서 초연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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