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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노동자의 삶의 기록…입체낭독공연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글: 이솔희 | 사진: 국립극단 2024-03-05 930

살아내는 삶에 대해 말하는 희곡 작품이 국립극단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은 오는 15~16일 [창작공감: 희곡] 입체낭독공연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지난해 국립극단 [창작공감: 희곡]으로 발굴한 보석 같은 작품이다. [창작공감: 희곡]은 우수 연극 제작의 근간인 유수한 창작 희곡을 개발하고 동시대의 가치를 반영하는 신작 희곡의 발굴을 위해 국립극단이 2021년부터 운영해 온 온라인 상시 투고 제도다. 국립극단은 창작 희곡의 무대화 및 발전 가능성 모색을 위해 접수된 작품 중 일부를 선정하여 입체낭독공연으로 제작해왔다.

 

  지난해 [창작공감: 희곡]에는 134편의 창작 희곡이 접수됐으며,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작 이용훈)을 포함한 <지금 널 찾아가고 있어>(작 홍경민), <비바, 부에노아이레스!>(작 최영주),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작 서동민) 등 4편이 낭독회로 관객을 만났다. 낭독회를 거친 4편의 작품 중 공연 제작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최종적으로 올해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이 입체낭독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입체낭독공연은 지난해 선보인 낭독회에 조명, 음향, 무대, 의상을 더할 예정이다.

 

 


이용훈 작가는 2018년 한국작가회의가 주최하고 주관하는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이용훈 작가의 첫 연극 무대 데뷔작이다. 작품은 공사 현장의 철거 노동자로 일하는 극 중 인물 ’고윤호’의 독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용훈 작가는 실제로 건설 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잡부, 때로는 물류창고 상하차 일을 하며 희곡과 시를 쓴다는 이용훈은 시집을 구매하러 찾은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희곡집 『베르나르 알바의 집』을 읽고 희곡 쓰기를 시작했다. ’알바’라는 단어 때문에 희곡집 만났고 희곡을 알게 되었다는 작가는 이번 작품으로 탁월한 재능과 천재성을 보여줬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이용훈 작가의 구체적 경험에서 발화한 삶의 기록과도 같은 작품이다. 작품의 등장인물 ’고윤호’는 철거 노동자로 낡은 구옥을 해체하는 일을 한다. 구옥을 해체하는 중에 윤호에게 양아버지와도 같은 존재 ‘백두영’이 쓰러져 병원에 있다는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에 내려앉은 가슴을 안은 윤호 곁에 함께 일하는 ’반장’과 베트남에서 건너온 외국인 노동자 ‘쯔엉’이 있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윤호의 독백을 중심으로 노동 현장의 실상과 노동하는 삶의 실체를 생생하고도 무심하게, 담담히 서사한다. 작품은 삶의 고단함을 이야기하지만 노동 현실을 직면하여 비판하지도, 비극적으로 인식하지도 않는다. 시어와 같은 아름다운 단어들로 그저 들려줄 뿐이다. [창작공감: 희곡]의 윤성호, 이경미 운영위원은 “노동자의 독백인 일인극과 진술 자체로서 희곡을 구성해 연극의 특징 중 하나인 재현을 가로막는 대신 새로운 연극성이라는 그릇을 요구하는 작품”이라며 “노동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목소리가 필요한 때에 노동 최일선의 목소리를 담은 독백을 만나 반갑다”라는 선정평을 전했다.

 

  입체낭독공연의 연출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모순, 부조리를 담담하고 깊이 있는 작품들로 탐구해 온 윤성호가 참여한다. 윤성호 연출은 희곡 <누수공사>, <미인>, <해맞이>를 썼고 <나는 형제에게 전화를 거네>, <나선은하>, <죽음의 집>, <외계인들> 등을 연출했다.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으로 2018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됐으며, 2020년 <죽음의 집>으로 서울연극제 ’연출상’, ’희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15일 19시 30분, 16일 15시 및 19시 총 3회차에 걸쳐 진행되며 선착순 무료 예약으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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