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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천 개의 파랑> 4월 개막…국립극단 최초 로봇 배우 등장

글 : 이솔희 | 사진 : 국립극단 2024-02-28 2,197

국립극단은 연극 <천 개의 파랑>을 4월 4일부터 2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2019년 천선란 작가의 원작 소설로 한국 과학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차지하며 선풍적 인기를 끈 『천 개의 파랑』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이야기로 출간 직후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2023년 국립극단 작품개발사업 [창작공감: 연출]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장한새 연출은 ‘과학기술과 예술’을 주제로 리서치, 스터디, 특강, 자문 및 기술 워크숍 등을 통해 심도 있는 고찰 과정을 거쳐 <천 개의 파랑>을 공연 작품으로 선택했다. 장한새 연출은 <햄버거 먹다가 생각날 이야기>, <어부의 핵>, <마운트> 등의 전작에서 로봇을 매개로 고도화된 기술이 만들어 낸 초연결세계의 다양한 현상을 무대 위에 구현해 왔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로봇’이 등장하는 이번 작품에서는 원작이 가진 따뜻함을 토대로 로봇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를 그릴 예정이다. 각색은 <햄버거 먹다가 생각날 이야기>, <어부의 핵>으로 장한새 연출과 호흡을 맞춰 오며 <왕서개 이야기>, <붉은 낙엽>으로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믿고 보는’ 희곡작가 김도영이 맡았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국립극단 74년 역사상 최초로 로봇 배우가 무대에 설 예정이다. 공연을 위해 특별 제작한 로봇 ‘콜리’는 145cm의 아담한 키와 원작 소설에서와 같은 브로콜리색 몸통을 지니고 있다. 얼굴은 LED로 제작되어 눈의 밝기를 조절하고 말을 하는 등 원작에 등장한 콜리의 기능을 그대로 구현한다. 반자동 퍼펫 형태로 상반신과 팔, 손목, 목 관절 등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고, 가슴에는 대사를 발화하는 스피커가 달려 있다. 콜리는 라이브로 움직임과 대사를 소화하는데, 조명장치 제어 시 사용하는 ‘DMX 신호’로 큐사인을 받아 자동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콜리 역할을 나누어 연기하는 인간 배우의 도움을 받아 움직이기도 한다. 오작동을 대비하여, 콜리와 똑같은 사양의 ‘커버 배우’도 준비되어 있다. 창작진 크레딧에 ‘로봇’ 담당이 올라간 최초의 국립극단 공연이 될 것이다.

 

국립극단 시즌단원 윤성원, 이승헌, 최하윤, 허이레를 비롯하여 객원 배우 김기주, 김예은, 김현정, 류이재, 장석환 등이 출연한다. 특히, 김예은 배우는 로봇 ‘콜리’의 움직임을 컨트롤하고 독백을 나누어 연기하는 등 로봇 배우와 찰떡 호흡을 보여 주며 ‘인간을 닮은 로봇 콜리’의 입체감을 더한다.

 

장한새 연출은 “우리 모두 언제든 서로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초연결 시대에 살고 있지만, 모순적이게도 점점 더 고립되고 외로워지고 있다. 치열한 경쟁과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를 좇아가기 바쁜 세상에서 이 작품이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나아가 연대하는 행위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면 좋겠다. 로봇이 바라보는 세계를 온전히 함께 바라봐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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