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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무엇인가…연극 <광부화가들> 연습 공개

글 | 이참슬(웹 에디터) | 사진제공 | 프로스랩 2022-11-18 1,394

 

연극 <광부화가들>이 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2월 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하는 <광부화가들>이 오늘(18일) 전체 출연 배우의 연습 장면을 공개했다.

 

<광부화가들>은 1930년대 영국 동북부 뉴캐슬 탄광지대 애싱턴을 배경으로 광부들이 매주 화요일마다 미술 감상 수업을 들으면서 화가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애싱턴 우드혼 탄광 노동조합 미술 감상반'은 수업을 거듭할수록 '애싱턴 그룹'이라는 미술 동인이 되고 평단의 주목을 받지만, 광부 화가들은 본인의 능력을 뽐내기보다는 자기 삶을 그리는 데 몰두한다. 연극은 평범한 광부들이 수업을 통해 화가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예술과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탄광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영국 극작가 리 홀이 '애싱턴 그룹'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광부화가들>은 2007년 영국 뉴캐슬 라이브 씨어터에서 초연했다. 국내에서는 2010년 이상우 연출가의 번역, 연출로 명동예술극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날 연습 공개 현장에는 이상우 연출가와 강신일, 이대연, 김중기, 박원상, 정석용, 오용, 문소리, 송선미, 윤상화, 민성욱, 오대석, 송재룡, 노수산나, 김두진, 노기용, 김한나 등 주요 배우들이 참석해 여섯 개의 장면 시연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질의응답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상우 연출가는 2010년, 2013년 명동예술극장 공연에 이어 이번이 <광부화가들> 세 번째 작업이다. 전작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

이상우 연출가(이하 이상우) 이번 공연을 위해 원작 대본을 읽어보니, 그때와 지금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광부화가들> 전 시즌에 함께한 배우가 많은데, 강신일, 문소리 배우를 제외하고는 전과는 다른 역할*로 바꿨다. (*이대연 배우는 해리 역에서 라이언 역으로, 김중기 배우는 로버트 역에서 해리 역으로, 송재룡 배우는 지미 역에서 조지 역으로 바뀌었다.) 의도적으로 배역에 대한 선입관을 바꾸려고 했다. 자료 조사도 전보다 더 많이 했고, 대사도 원작과 다르게 고친 부분도 있다. 초, 재연은 원캐스트였지만 이번에는 전 배역이 더블 캐스트다. 연출이 총 세 명이다. 그만큼 연습이 힘들기도 하지만, 즉흥 연기가 많이 나와 재밌기도 했다. 연습실에서 웃음이 나오면 공연이 좋아지더라. 대부분 오랫동안 같이 작업한 배우들이고, 아는 배우들이라 공연이 더 잘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선입관이 바뀌었는가?

이상우 작품을 보는 태도가 바뀌었다. 작품은 예술이 무엇인지 계속 질문한다. 나는 반세기 동안 연극만 했다. 그동안 예술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지나면서 최근엔 어디론가 수렴해가는 느낌이 들었다. 예술은, 연극은 굉장히 넓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이번엔 작품을 좀 더 쉽게 다시 번역했다. 대본에서 그림이 무엇인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연극도) 그렇게 열어놓고 가보자고 생각했다. 연기도 논리적으로 따지고 분석적으로 보지 말고 통합적으로, 모두를 아우르게 해봤다. 가끔 연극은 그 자체가 우주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하는데, 이번에 그 생각을 많이 했다.

 

 

강신일, 문소리 배우는 전과 같은 역으로 다시 참여했다.

강신일 2013년에 공연을 했지만 새 작품을 하는 느낌이다. 나머지 배우들이 전과 다른 역할을 하는데 왜 나는 올리버를 그대로 하는지 연출님께 물어봤더니 "그거밖에 할 게 없다"라고 말씀하더라. 그 답변이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했다. 10년이 지났는데 다시 같은 배역을 소화하는 것이 가능할지 걱정이 많이 됐지만, 즐겁게 하고 있다. 내가 맡은 올리버는 3~40대로 설정돼 연습하면서 최대한 젊은 생각을 가지려고 했다. 올리버가 1장부터 18장까지 계속 나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요 며칠 전막 연습을 하다 보니 허리가 아프더라 이제는. (웃음)

문소리 <광부화가들>은 문득 계속 생각나던 작품이다. 초연 때는 작품을 얼마나 이해했고, 받아들였는가 질문도 많이 했고, 무대가 낯설 때라 여러 선배님을 의지하며 졸졸 쫓아가다 끝내진 않았는지 생각했다. 다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연극은 재공연을 하면서 훨씬 깊어지고 같이 풍성해진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이 멤버가 아니었으면 고민을 했을 텐데, 언제나 그리워하던, 많이 기대고 물어볼 수 있는 선배,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덥석 참여하게 됐다. 연극이 좋아서 배우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배우를 하는 동안 생긴 질문이 이 작품 안에 들어있다. 정답을 던져주지는 않지만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헬렌 역이 너무 귀족이라 멀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그림에 대한 신념이 있는 사람으로 접근하고 있다. 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전과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은 어떤가?

김중기 재공연 때 라이언 역을 했는데 지금 하는 해리 역할이 어렵지만 편한 것 같다. 극 중 해리가 하는 것이 내가 하고 싶던 이야기와 비슷해 즐겁다.

송재룡 이제 좀 지미가 보인다 싶을 때 끝이 나 다음엔 더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연출님이 조지 역을 주셨다. 처음엔 선배들에게 친구처럼 구는 것이 힘들고 긴장됐지만, 하다 보니 버릇이 되고 편해졌다.

 

 

이상우 연출가를 비롯해 극단 차이무 출신, 차이무 공연을 한 배우들이 다시 많이 모였다.

이대연 차이무 멤버들이 오랜만에 동창회처럼 모여서 하는 연극이다. 연극은 원래 같이하는 사람들 재미로 하는 거라서, 보기만 해도 괜히 웃음이 나는 게 좋다.

이상우 차이무도 20년이 넘으니 창작의 기운이 사라져 3년 전쯤 해단했다. '차이무 동창회'라는 것이 있기는 하다. 우리끼리 서로 연락하고 술도 마시는데 연극 얘기는 안 한다. (웃음)

 

<광부화가들>에 참여하는 소감은?

노수산나 첫 연습 때 연출님이 사람은 누구나 지금의 나보다 더 변화를 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다. 연출님 말씀처럼 이번 작품에서 모든 인물이 더 다양하고 변화한, 풍부한 내가 되고 싶다는 것을 느끼고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습하고 있다.

윤상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고 그려볼까 하던 찰나에 스승도 없고 하니 잘 안됐다. 그러던 차에 이 작품을 만났다. 지미는 전혀 다르게 그림과 세상을 본다. 지미에게 배우는 시간인 것 같다.

노기용 서른 중반인데 꼬마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재밌다. 결국 우리, 사람에 대한 얘기라서 봤을 때 재밌고 따뜻한 것을 느낄 수 있게 흘러가길 바란다.

오용 연극은 놀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정답이 없다. 하루하루 창의적인 생각을 하며 잘 놀아보려고 노력 중이다.

오대석 공연을 하면서 이렇게 선배가 많은 곳이 처음이다. 너무 즐겁고 다 받아주시니까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행복하게 연습하고 있다.

 

 

연극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송선미 연극을 보는 분들이 삶의 행복은 무엇인지, 예술은 무엇인지 여러 질문을 하면 좋겠다.

이상우 예술에 대한 질문을 관객과 더 쉽게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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