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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 백조의 발처럼…170여 명의 땀방울로 완성되는 <모차르트!>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EMK뮤지컬컴퍼니 2020-07-15 3,870
“전쟁터예요. 깜깜하거든요. 불빛도 없어서 감각으로 해요.”라는 김유선 분장디자이너의 말처럼 <모차르트!>가 10년을 이어온 저력에는 창작진과 현장 스태프들의 공이 있었다.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 겸 프로듀서는 지난 14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한 백스테이지 투어에 앞서 “초연을 했던 세종문화회관에서 10주년 공연을 하게 됐다. 개막 직전까지도 (코로나19로) 공연할 수 있을지 없을지 긴장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매회 소중히 공연하고 있다”고 10주년 공연을 하고 있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조윤형 소품디자이너, 한정임 의상디자이너, 김유선 분장 및 가발디자이너, 정은용 제작감독 등 제작진들은 배우들이 최고의 컨디션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었다.

여섯 번째 시즌인 이번 공연은 다섯 차례 공연하며 쌓은 노하우가 집결된 버전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 8월부터 본격 준비에 돌입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텐투텐 회의를 거치며 방향을 잡아나갔다.

<모차르트!> 무대는 영상, 조명, 소품과 한몸처럼 연결되어 있다. 지난 1월, 극장을 대관해서 시제품 형식으로 새롭게 제작된 세트를 설치하고 영상과 조명을 함께 맞춰보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서숙진 무대디자이너는 “합을 맞춰 돌아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사전에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극장을 미리 빌려서 동선과 큐를 만드는데 (제작사에서) 많은 할애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초연 무대를 디자인했고, 10주년 공연에 다시 참여하게된 서숙진 무대디자이너는 “시대 특성을 무시하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이번 무대디자인 취지를 말했다.

모차르트의 자유로운 모습과 영감이 무수히 떠오르는 모습은 유선형의 악보로 표현했다. 여기에 색채와 악보, 음표 등의 영상 디자인을 더했다. 레오폴트는 성격을 볼 수 있도록 오선지를 직선적이고 딱딱한 모습으로 디자인했다. 콜로레도 대주교는 과학적인 인물 성격에 따라 시계 태엽과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모습으로 상징화했다.

2막에 등장하는 콘스탄체 옷장은 자유롭게 살던 베버 가족의 성격을 반영해서 여행 가방을 기본 컨셉으로 했다. 접으면 여행 가방 같은 모습으로, 펼치면 옷장이 되는 형태다. 콜로레도 대주교 마차는 톱니바퀴에 맞물린 시계 태엽을 보는 듯한 모습으로 디자인됐다. 전동카를 개조한 형태라 실제 운전면허 보유자가 운전해서 오토메이션으로 오가는 방식으로 작동되는 것이라는 비하인드도 들려줬다.



<모차르트!>에 쓰이는 소품은 2백 개가 넘는다. 조윤형 소품디자이너는 “시대 고증한 것들을 바탕으로 무대 컨셉에 맞게 퓨전으로 디자인 및 제작했다”고 제작 방향을 소개했다. 장면 상황에 따라 사실적으로 만들기도, 심플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특히 마법상자 소품은 같은 디자인이지만 기능에 따라 네 종류로 제작됐다. 아마데가 갖고 나오는 상자는 뚜껑을 열어 작동시키면 조명이 들어오고 포그(Fog)가 나온다. 어린 아마데가 항상 들고 다니는 마법상자에는 하얀색 깃털펜과 악보가 있다. 순수를 상징하는 하얀색 깃털펜은 아마데 전용으로 쓰이는 것이다. 레오폴트가 바닥에 내리치는 상자는 보다 견고하게 제작했다. 난넬이 아마데를 추억하면서 들고 나오는 상자에는 또 다른 조명을 썼다.

‘모차르트! 모차르트!’ 장면에서 앙상블 배우들이 공중으로 뿌리는 악보는 2백장을 상회한다. 한 번 쓰고 버려지지 않도록 두꺼운 재질로 제작했다. 실제 모차르트가 작곡한 악보가 인쇄되어 있는데, 1인당 10여 장씩 들고 무대에 등장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콜로레도 실험실에 등장하는 소품과 아르코 백작이 들고 나오는 뇌 컬렉션, 공원 장면에서 등장하는 새, 가면, 깡통 같은 소품이 새롭게 추가됐다.



영상 디자인에선 각 캐릭터 성격을 부각시키기 위해 힘썼다. 송승규 영상디자이너는 “모차르트의 상상력을 음표와 색깔로 표현했다. 원색이 뿜어져나오는 모습으로 표현해서 모차르트의 상상력과 천재성을 영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구윤영 조명 디자이너는 “처음부터 많이 보여주면 2막에서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1막에선 영상 위주로, 세트 실루엣을 살리는데 집중했다. 2막에선 다양한 색깔로 모차르트의 내면과 갈등, 자신을 들여다보는 방식을 표현하려 애썼다”고 조명 디자인 방향을 설명했다.

조명 디자인에선 캐릭터마다 색깔을 부여했다. 모차르트는 빨간 색으로 표현해 열정과 피, 하얀색으로 순수한 마음을 담았다. 어린 아마데는 상상 속 인물이기 때문에 오래된 사진 느낌을 전하고자 노란색을 택했다.

난넬은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담기 위해 앰버톤으로 표현했다. 레오폴트는 냉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차가운 화이트블루 계열 조명을 쓴다. 콜로레도는 과학적인 성격을 반영하는 동시에 기계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그린블루 계열을, 콘스탄체는 모차르트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보라색톤을, 남작부인은 ‘황금별’을 노래하는 동시에 어린 모차르트와도 관련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노란색을 택했다.



한정임 의상디자이너와 김유선 분장 및 가발디자이너는 초연부터 전 시즌에 참여하며 10년 간 변화를 몸소 겪었다. <모차르트!>에 등장하는 의상은 세트로만 3백 벌이 넘고, 개별로는 5백 벌 이상 된다고. 한정임 의상디자이너는 “빨간 재킷을 통해 모차르트 삶의 여정을 표현하려 했다. 의상 색깔은 모차르트를 표현하는 상징물로 많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출연진의 의상 교체는 퀵체인지룸에서 빠르게 이뤄진다. 빠르게는 10초 안에 갈아입을 수 있도록 총 6명의 크루가 돕는다. 주조연 남녀를 담당하는 크루가 2명, 앙상블 남녀 각각 2명씩이다.

시대극 특성상 갖춰 입어야 할 것들이 많다. 남자 배우들은 블라우스와 조끼, 재킷, 바지, 스타킹, 구두를 갈아입거나 신어야 하고, 여자 배우들은 드레스, 패치코트, 소품(모자 등), 신발, 액세서리까지 갖춰 입는다. 한정임 의상디자이너는 “여자 배역은 역할에 따라 실루엣과 느낌을 살리기 위해 패치코트도 다 다른 모양이다. 여자 앙상블은 많게는 8~10벌까지 입기도 한다”고 했다.



크루팀 오유경 팀장은 “메인 캐스트는 노래하면서 갈아입는 경우도 있다. 많게는 동시에 네 명까지 돕는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물도 마셔야 하고 무대에 나가면 바로 노래도 불러야 한다. 배우들이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물 온도까지 세세하게 체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노래 소리만 듣고도 필요한 것을 느낄 수 있는 경지까지 이를 정도라고.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바늘과 실, 옷핀은 필수품이다.



<모차르트!> 분장에서 핵심은 가발이다. 김유선 분장디자이너는 “극장이 크기 때문에 분장은 자세히 잘 보이지 않는다. 헤어와 가발에 더 집중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모차르트!>에선 모든 배우들이 가발을 착용한다.



반면 주인공인 모차르트 가발은 새로운 해석을 가미해 다른 배역과는 다르게 보다 현대적이다. 초연 드레드 머리부터 레게 머리 등등을 거쳐 현재는 네 번째 시즌 가발에서 업그레이드시킨 형태로 공연 중이다. 가발은 의상디자인에 맞춰 디자인된다.

140개로 초연했던 가발 숫자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현재는 110개 정도로 숫자를 줄이게 되었다고 했다. 배우마다 헤어라인과 두상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배우가 각기 자신에 맞도록 개별 제작된다고.



그가 특히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대형 헤어드라이기 같다는 ‘가발 스티머’다. 원리가 제빵 기계와 같아서 빵을 구워도 될 정도라는 이 기계는 20년 전 청계천을 한참 돌아다닌 끝에 만들어졌다. 처음에만 해도 지금의 2배 크기에 달해서 (공연 후) LG아트센터에 기부했다고.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스타일을 내지 않나. 이 기계가 있으면 가발 작업도 훨씬 빠르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의상과 분장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땀이다. 특히 2회 공연이 있는 날엔 더 바삐 움직여야 한다. 한정임 의상디자이너는 “산뜻한 기분으로 다음 공연을 해야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드라이하고 말리고 건조시킨다”고 설명했다. 블라우스도 손빨래로 빠르게 세탁, 건조한다고.

가발도 교체할 때 보면 땀으로 흥건하기 일쑤다. 김유선 분장디자이너는 “어떤 배우는 땀을 너무 흘려서 핀이 녹슨 일도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음향에서 고충은 넓은 공간에서 배우들뿐 아니라 관객들에게까지 소리를 균일하게 전달해야 하는 부분이다. 극장마다 울림, 음장감, 잔향 등이 다 다른데다 공연 특성에 따라 집중해야 하는 포인트도 달라진다.

김지현 음향디자이너는 “<모차르트!> 음악은 다양한 악기로 복잡한 구조로 쓰인 곡들을 화려하게 연주한다. 가사를 잘 전달하기 위해 울림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 38채널로 젠하이저 송수신기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무대 감독은 전체 공연을 꿰뚫어본다. 스테이지 매니저로도 불리는 무대 감독은 <모차르트!>에서 3백여 개 큐를 모든 스태프와 소통하면서 공연을 진행한다.

정은용 EMK뮤지컬컴퍼니 제작감독은 “모든 시스템은 오토메이션으로 진행된다. 공연 1회에는 배우 40여 명, 스태프는 100여 명이 투입된다. 오케스트라까지 더하면 170여 명이 참여한다”고 정리했다.

한편, 박은태, 김준수, 박강현, 김소향, 김연지, 해나, 민영기, 손준호, 윤영석, 홍경수, 신영숙, 김소현 등이 출연하는 <모차르트!>는 8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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