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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 영화와는 다를 무대 위 판타지…<빅 피쉬> 초연 제작발표회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9-11-13 3,502
팀 버튼의 영화로 대중에 널리 사랑받아온 <빅 피쉬(Big Fish)>가 뮤지컬로 12월 국내 초연한다. 동명 소설과 영화를 원작으로 한 <빅 피쉬>는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2017년 영국에서도 공연했다. 

<빅 피쉬>가 초연을 앞두고 어제(11월 12일) 상암동 CJ ENM센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스캇 슈왈츠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 본부장을 비롯해 남경주, 박호산, 손준호, 구원영, 김지우, 이창용, 김성철, 김환희 등 주요 배역이 참석했다. 

초연 이후 6년 만에 한국 공연을 결정한 것에 대해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 본부장은 “당시만 해도 국내 뮤지컬 시장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았다. 6년이 지난 지금은 다양한 콘텐츠가 사랑받고 있고, <빅 피쉬>도 그 중 하나로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국에서 새롭게 탄생할 <빅 피쉬>
한국 초연은 2013년 브로드웨이 버전 대본과 2017년 영국 버전 대본 중 장점을 반영해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인다. 스캇 슈왈츠 연출은 “<빅 피쉬> 대본이 여러 버전이 있었다. 각기 좋은 것들이 많아서 원작자들에게 연락해서 합쳐보고, 저희가 새로운 걸 추가하는 건 어떤지 물어봤다. 허락을 받아 취합하고 새로운 버전으로 재탄생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에는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수선화 장면을 비롯해 거인, 마녀, 인어 등 동화에서 만날 법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강렬한 판타지를 선사했기 때문에 뮤지컬에선 어떻게 무대화할지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린다. 

스캇 슈왈츠 연출은 “무대에서도 영화 같은 경험을 하게 해드리고 싶었다. 무대 언어로 구현하려 하고 있다.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홍유선 안무가 등 크리에이티브팀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스펙터클하면서도 장난기 넘치게 만들려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작업 과정을 말했다. “팀 버튼의 영화와는 다르다”고도 했다. 

그는 “공연에서 스펙터클한 순간이 많다. 특히 수선화 장면을 보면 입을 쩍 벌리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판타지 장면에는 ‘퍼펫티어’(인형)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사람보다 큰 거인이 등장하는 것도 퍼펫으로 완성한다. 후반부 강가에서 큰 사건이 벌어지는 장면도 큰 감동을 줄 것이라고 했다. 

박호산은 영화와 달리 사랑스럽고 귀엽고 재치있다고 했다. 남경주는 가장 큰 차이를 ‘음악’으로 꼽았다. 작곡가 앤드루 리파가 쓴 음악이 좋아서 배우들이 자꾸 울게 된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스캇 연출도 배우들이 울지 않도록 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연기하는 배우들이 울어버리면 정작 공연을 보는 관객들은 울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라고. 

김성수 음악감독은 “음악이 잘 만들어져서 망가뜨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컨트리, 빅밴드 음악 등 미국 특유의 색깔이 담긴 음악이 우리나라에서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에, 원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들려줄 수 있도록 편곡할 예정이라고 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보여줄 에드워드
에드워드 배역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소화한다. 맏형 남경주는 분장이나 가발의 도움 없이 연기로만 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가 그 나이일 때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많이 참고했다. 발성과 소리의 변화, 호흡으로 표현해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남경주가 이 역할을 맡으며 떠올린 작품은 <아이러브유>다. 그 작품에서 그는 1인 20역을 소화했다. “그때도 어릴 때부터 70대 할아버지까지 연기했다. 연기자로서 도전이었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남경주의 깔끔한 설명에 감탄하며 “(저도) 그렇게 할 것”이라 말해 웃음을 준 박호산은 “멀티맨처럼 퀵체인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손준호는 아들을 연기할 이창용과는 불과 한 살 차이인데다, 실제 나이가 중년에 접어들지 않았음에도 두 선배들과 에드워드를 연기해야 한다. 그는 실제로 주변에서도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60~70대가 된 에드워드를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연습 전부터 아들들(이창용, 김성철)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데 어떻게 할지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가 택한 방법은 주변에서 찾는 것이었다. 마침 60대인 아버지를 보면서 많이 연구했다고 했다. “아버지가 나이 든 할아버지 모습은 아니셔서 그런 점을 참고하면서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실제로 8살 아들을 둔 아버지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연습하다 보니 걱정은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남경주는 “한 가족에 대한, 기억에 대한, 꿈에 대한, 정신적인 유산에 대한 이야기”라고 <빅 피쉬>를 소개했다.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어떤 꿈을 키워주고 훌륭한 유산으로 남겨줄 수 있는지 전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모범이 돼야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작품을 하는 동안 행동과 여러 가지를 조심하게 되더라”며 이런 점에 주안점을 두고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쉬워보이지만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산드라
산드라는 에드워드의 아내로, 그의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인물이다. 이 역을 맡은 구원영은 “식상하지 않다고 해서 위대하지 않은 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산드라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인 가정을 지키는 일을 해내는 사람”이라고 했다. 

김지우는 에드워드처럼 다양한 연령대를 소화해야 해서 걱정이 커서 캐릭터 분석을 위해 어머니를 살펴도 보고, 10대 소녀를 유심히 보기도 했다고 했다. “살아보니 엄마가 해온 것처럼 가족을 지키는 일은 어려운 일이더라”고 회상하며, 실제 경험도 떠올렸다. 

“가끔 6살 딸과 45살 남편이 인간 대 인간으로 싸울 때 중심을 지키면서 중재해야 할 때가 있다. 평범해보일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장 힘든 역할이라 생각한다. 산드라가 중점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른 결을 보여줄 윌 블룸
에드워드의 아들, 윌 블룸은 냉철한 기자로 아버지의 진짜 인생을 추적하는 인물이다. 이 역을 맡은 이창용과 김성철은 “외롭다”고 입을 모았다. 극 중 다른 인물들과는 다른 곳을 보는 까닭이다. 

이창용은 “대본에서 윌은 아버지를 항상 의심한다. 우리(윌 역)만 따로 노는 것 같고 외로울 때가 있다. 그러다보니 성철이와 대화도 많이 나누게 된다. 섬세한 아들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철은 “연습 때 항상 혼자 있거나 조세핀과 함께 있게 된다. 외롭다. 기댈 곳도 없다”며 그러다 보니 무대를 어떻게 채워나갈지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에드워드는 꿈, 윌은 현실인 것 같다. 마치 밤과 아침 같다”고 비유적으로 표현하며 “윌은 판타지보다 드라마로 표현하는 부분이 많다. 아버지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는지에 따라 무대 밀도도 달라질 거라 생각해서 거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을 말했다. 

윌의 약혼자 조세핀 역을 맡은 김환희는 “김성철은 화끈한 현실주의자 느낌이고, 이창용은 따뜻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보이는 성격으로 느껴진다”고 상대역에 대해 언급했다. 중간에서 잘 중재하고 사람으로 보듬는 지혜로운 모습은 윌의 어머니인 산드라에게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며, 재미있고 따뜻하게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마음을 사로잡은 <빅 피쉬>의 음악
제작발표회에 자리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좋아하는 곡으로 ‘다음은 뭘까?(What's Next)’를 가장 많이 택했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이 곡을 듣고 바로 울었다고 했다. “<빅 피쉬>를 하면서 하나가 된 느낌을 받는다. 그건 이야기의 힘이다.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게 모두를 하나로 만든다. 작품하면서 오랜만에 행복하다”며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호산은 윌이 에드워드의 마지막 순간을 설명해주고, 완성하는 곡이라 좋다고 언급했다. 김성철은 윌의 성장을 보여주는 동시에 드라마틱한 노래라 좋다고 했다. 이창용은 아버지와 마지막에 함께 터뜨려주는 것을 이유로 말했다. ‘이것이 끝(How It Ends)’도 좋아하는 곡으로 꼽으며, “호산 선배님이 이 장면을 연습하면서 눈물을 안 흘린 적이 없었다. 배우들도 모두 하면서 슬펐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남경주는 실제 아내를 처음 만난 순간과 똑같다며 ‘멈춘 순간(Time Stops)’를, 손준호는 작품 색깔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라며 ‘이야기의 주인공(Be The Hero)’을 꼽았다. 

구원영과 김지우는 ‘길을 따라 사는 인생(Out There On The Raod)’를 동일하게 선택했다. 이유엔 ‘행복’이 있었다. 구원영은 “개인적으로 에드워드가 자란 애쉬턴 고향 마을 사람들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공연을 보시면 제 이야기를 백번 이해하실 거다. 마을 사람들만 나오면 행복하다”라고 했다. 김지우는 이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의 표정을 보면 같이 행복해진다고 했다.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 본부장은 “가족의 갈등과 사랑, 아픔을 얘기하지만 밝은 작품이다. 판타지적인 상상력으로 풀어가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작품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이 힐링받고 있는 것처럼 관객 분들도 같이 힐링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도 했다. 

출연 배우들이 참여하면서도 보고 싶은 작품이라고 입을 모은 <빅 피쉬>는 12월 4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의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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