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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와 케플러의 이야기 담은 <시데레우스>, “진실에 대한 가치를 원하는 시대” (프레스콜)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9-04-25 3,780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쓴 책 『시데레우스 눈치우스』에서 제목을 따온 <시데레우스>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중이다. <시데레우스>는 2017년 6월 아르코-한예종 창작 아카데미 독회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같은 해 11월 충무아트센터 블랙앤블루 시즌4에서 리딩 공연으로 선보였다. 이후 2년여 간 자체 개발 과정을 거치며 초연을 막올리게 되었다. 

지난 4월 24일 오후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진행한 프레스콜에는 전 출연진과 김동연 연출, 이유정 작곡가가 참석했다. 백승우 작가는 군복무로 불참했다. 




김동연 연출은 충무아트센터 창작 지원 프로그램인 블랙앤블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인 작가들과 작업할 때 연출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며 “공연은 생명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기 위해 “처음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부분을 예산부터 캐스팅, 프로덕션까지 고민하면서 대중들과 만났을 때 오래 지속하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시데레우스> 또한 “창작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수정하고 내부적으로 멘토링뿐 아니라 다른 분들의 리뷰를 들으면서 공연으로 완성시켜갔다”고 창작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시데레우스>는 과학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 연출은 “뮤지컬로 생소한 소재”라며 <시데레우스>에 대해 “이과적인 낭만이라 말하곤 했다. 별을 보면서 시를 짓는 것 만큼 수식과 법칙을 생각하는 것도 낭만일 수 있구나 했다”고 했다. 

과학의 날이 있는 시기에 <시데레우스>뿐 아니라 <최후진술>, <갈릴레이의 생애> 등 같은 소재로 한 작품이 공연하고 있다. 김 연출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갈릴레오란 이름이 나온다. (갈릴레오가) 살던 시대를 거스르면서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인물이었던 것처럼, '퀸'의 프레디 머큐리도 같은 사람이지 않았을까 해서 넣었던 가사라고 알고 있다. 지금 이 시대는 진실에 대한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 같다. 옛날에 비해 정보가 많지만 어떤 게 진실인지 (알기 어렵다). 진실을 찾기 위해 싸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요구하고 있지 않나 한다.”고 갈릴레이가 소재로 많이 쓰인 이유를 추측했다. 






이유정 작곡가는 “캐릭터는 모두 실존 인물이다.”라며 갈릴레이와 케플러가 편지를 주고받은 기록에서 착안했다고 했다. 갈릴레이가 종교 재판을 받은 것과 케플러가 갈릴레이의 영향을 받아 망원경을 만든 점 외에는 상상력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뮤지컬에서처럼 “실제는 두 인물이 많은 얘기를 나누지 않았지만 과학자로서 같이 얘기를 나누고 토론한다는 점에서 상상력을 발휘했다.”며 픽션인 부분은 양해해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과학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조금 더 갈릴레오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었다. 진실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더 그리고 싶었다. 교육 목적이라기 보다 인물들의 의지와 하고 싶었던 말을 더 전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1446>에 이어 다시 실존 인물을 연기하게 된 고영빈(갈릴레오 역)은 “실존 인물을 맡는 경우 부담이 크다.”면서 “<1446>에서 태종을 연기했는데,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라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반면 갈릴레오는 역사적 사실 보다 이 사람은 얼마나 많이 연구했고 사람들에게 (진실을) 외치고 싶었는지에 주목했다.”고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갔는지 설명했다. 특히 이름이 (운율이 느껴져서) 재밌었다며 “이름이 괴짜스럽고 유쾌한 느낌인데 그런 점을 캐릭터에 많이 표현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정민(갈릴레오 역)은 원래는 “작품을 쉬고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다가 제작진이 우주 여행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해서 나쁘지 않겠다 싶어 선택했다”는 재밌는 출연 이유를 공개했다. <뱀파이어 아더>에 이어 다시 김동연 연출과 작업하는 것에 대해선 “재밌고 유쾌하다”고 생각했다고. 




신성민(케플러 역)은 2014년 <사춘기> 이후 5년 만의 뮤지컬 복귀작으로 <시데레우스>를 택했다. “대본을 받을 시기에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다”는 것이 <시데레우스>에 출연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였다고 했다. “전 작품이 <벙커 트릴로지>였어요. 전쟁 얘기, 사람이 죽은 얘기만 하다 보니 (마음이) 피폐해져있다고 느꼈거든요. <시데레우스>는 따뜻한 느낌이어서 하기로 마음 먹었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정욱진(케플러 역)은 이과 출신 아버지를 추억하며 인물을 만들어나갔다고 했다. “저는 문과지만 아버지가 이과 출신이에요. 수의사를 꿈꾸셨지만, 점수 때문에 기계공학과를 들어가셨어요. 이후 회사에서 일하시다가 퇴직하고 지금은 시골에 계시는데, 공연에서 쓰는 소품보다 더 큰 망원경을 주문해서 별도 보시고 발명도 하세요.” 

고향에 내려가서 아버지와 평상에 누워 별을 함께 보던 기억을 떠올린 그는 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데레우스>를 아버지께 보여드릴 수 있어서 설렜다고 했다. 



신주협(케플러 역)은 “케플러는 도태되거나 멈춰있지 않고 변화하고 나아가는 인물이라 배울 점이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마리아 역은 리딩 공연 당시만 해도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였다. 김보정은 마리아에 대해 “갈릴레오가 사랑했던 딸이고 (마리아도) 아버지를 사랑했다.”고 부녀 관계를 설명했다. “마리아가 1623년부터 아버지와 편지를 234통 가량 주고받은 기록이 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많이 표현하고 연구도 돕는다.”면서 반면 <시데레우스>는 그 앞선 시대인 “1599년부터 166까지가 배경”이라고 했다. 

“마리아는 사생아고, 아버지가 결혼을 못했고, 가난과 신분 때문에 수녀원으로 보내지게 돼요. 이런 상황에서 딸이 과연 아버지를 사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들었어요. 원망으로 시작해서 진실을 마주한 후 아버지를 용서하고 응원하는 딸이 되면 어떨까 싶었어요.”



이유정 작곡가는 가장 마음이 가는 곡으로 마리아 솔로곡인 ‘얼룩’을 꼽았다. 다른 두 캐릭터는 감정을 표출하는 곡이 많은 반면 마리아는 유일하게 이 곡을 통해 감정을 표출한다고 했다. 특히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멜로디가 나와서 더 그렇다고 했다. 

나하나도 같은 곡을 가장 좋아한다고 택했다. 제일 어려운 곡이라며 “마리아는 두 학자를 내레이터 역할도 하면서 그 시대를 대변하는 종교적인 상징성도 있다. 감정적으로 요동치는 넘버다. 시대에 반하는 요구를 하는 두 학자를 내레이터로서 냉철하게 보는 시선을 유지하면서 객관성도 유지해야 해서 어렵지만 좋다. 멜로디가 정말 좋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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