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하오"
오감도 시 제1호에 등장하는 이 글귀는 <스모크>의 시작이었다. 지난 3일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열린 <스모크> 프레스콜에서 추 연출은 '13인의 아해'를 통해 가슴이 빨리 뛰고, 무한대로 뛰는 힘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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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인은 ‘12’라는 숫자의 한계점을 늘 얘기했다. 1년은 12월, 시계는 12시간으로 되어 있다. 이 한계점을 뛰어넘은 ‘‘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는 글귀를 봤을 때 가슴이 빨리 뛰었다. 마치 용사 같았다. 그를 용사라 부르고 싶다. 그래서 <스모크>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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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출발한 <스모크>는 이번 공연까지 선보인 시즌마다 다른 무대를 보여주었다. “추구했던 것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 추정화 연출의 이번 공연에 대한 자평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거울’과 ‘초의 화해’다.
추 연출은 “거울을 어떻게 형상화할지가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두 차례 공연에서 의도한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트라이아웃 공연 때는 무대 바닥을 큰 거울로, 초연 때는 데칼코마니를 떠올리며 만들었다면, 이번 공연에선 새로운 조명디자이너와 무대디자이너가 합류하면서 무대 전체를 거울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홍’을 가두고 극 중 인물들이 떠돌고 속한 외로운 공간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의도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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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중요했던 건, 죽고자 하는 초의 마음을 돌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것이 ‘초의 화해’였는데, 이것은 트라이아웃 공연 때 있었다가 초연에서 빠진 홍의 넘버 ‘생(리프라이즈)’를 추가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배우들과 토론 끝에 여러 방안이 나왔다. 초연을 하면서 빠진 넘버를 다시 추가했더니, ‘초’를 맡은 김경수부터 김종구, 임병근까지 ‘이렇게 에너지를 주면 화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을 해줬다. 그 말에 신났다. 실낱같은 희망이 보였다. 3년 만에 ‘날개’를 부를 수 있는 설득력(힘)을 찾게 된 것 같다” (추정화 연출)
이에 대해 김경수는 “좋아했던 넘버 ‘생(리프라이즈)’가 다시 포함되어 기쁘다. 초가 ‘날개’를 조금이나마 웃으면서 부를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마음을 표했다.
김재범은 초를 단순히 목적 하나만을 위해 나아가는 인물이 아니라 설명하며, “죽고 싶어하는 인물이라 보여질 수도 있지만 누구보다 살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그게 잘 보여져야 ‘날개’를 부르는 상황이 뜬금없지 않을 것”이라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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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를 추가함으로써 홍 캐릭터도 강화되고,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고 추 연출은 말했다. “홍이 ‘나를 붙들고 살아. 버텨’ 라는 이야기가 가슴에 더 와닿았다”며 홍이 절박한 느낌으로 초를 살리기 위해 붙잡으려 했던 의도를 살리게 된 것에 기쁜 모습이었다.
트라이아웃 공연부터 참여해온 정연은 <스모크>가 추상적인 개념을 캐릭터로 의인화했기 때문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초연 때까진 강직한 모습으로 다그치는 등 센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조금 따뜻해진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인생은 가혹하기도, 선물 같은 순간도 있는데 초와 해에게 이런 순간을 어떻게 말해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했다.
“‘조금만 버텨봐. 살아볼만 하지 않니?’라고 한다. 거부감이 들지 않는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표현하고 있다. 초연까지와는 또다른 매력 포인트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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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혜는 역시 “형체가 없는 것을 의인화했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는 생각이라며, 감정이입을 더 잘하기 위해 인생을 인물에 대입해보았다고 말했다. 초연 이후 1년이 흐른 동안 쌓인 경험이 역할에 더 담겨서 풍부해진 모습을 표현할 수 있을 거라며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스모크>에 처음 출연하는 김소향(홍 역)은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하는 공연이라 걱정도 많았는데 좋은 배우들에게 도움받으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홍 역을 맡은 세 배우 모두 성격부터 외모, 말투, 노래 스타일까지 다른데 이런 점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차이가 초와 해를 어떤 방식으로 치유되도록 하는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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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는 새로운 배우들도 합류했다. 특히 그룹 ‘투피엠(2PM)’ 멤버인 황찬성(해 역)은 <스모크>가 국내 첫 뮤지컬 출연작이다. 일본에서 출연한 <알타보이즈>를 추정화 연출이 맡은 인연으로 <인터뷰> 일본 공연에도 출연했고, <스모크> 대본도 보여달라고 해서 읽은 후 특이하고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게 되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공개했다.
“처음에는 이해는 안 되지만 마음이 동했고, 두 번째는 조금씩 이해가 됐고, 세 번째는 감정까지 느낄 수 있었다. 연습하면서도 많이 배웠다. 걱정도 했지만 재미있게 준비했다. (굳이) 차별점을 찾으려하기 보다 잘 이해해서 제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잘 보여주려 한다”
박한근(해 역)은 27살에 요절한 이상과의 나이 차이에 대해 “보이는 나이가 실제와 같지 않듯, 나이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며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갔고, 살아왔고, 어떤 생각으로 살았을지가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실존했고 천재였던 인물을 분석해야 해서 힘들었지만, 숙제가 많아 재밌었다며 “나이는 신경 안 쓰고 연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은일은 많은 도움을 준 고마운 선배로 박한근과 김소향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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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역을 맡은 임병근은 완급 조절을 숙제로 꼽았다. 그는 초에 대해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세고 에너지도 많이 써야 하는 캐릭터라 설명했다. 이어 연습할 때 목 상태가 나빠져서, 완급을 조절하지 않으면 공연 때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김종구는 거울 장면에서 조명이 빛 하나로 갈라지는 장면을 멋있었다며 소개했다. 이어 "세 명이 결국 하나의 인물이고, 한 인물에서 나오는 여러 마음인데 각각 치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라며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한편,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스모크>는 7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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