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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2019년 웨스트엔드 라인업 [No.184]

글 |남윤호 배우 2019-01-30 6,214

2019 뮤지컬

 

공연을 사랑하는 모든 애호가들에게 일 년 열두 달 중 가장 설레는 달. 바로 한 해의 관극 계획을 세워야 할 새해가 밝았다. 2019년 한국 뮤지컬은 어떤 지도를 그려갈까. 올해의 뮤지컬계를 미리 점쳐보기 위해, 주목할 만한 이슈와 연간 공연 리스트를 준비했다. 또 여기에 <더뮤지컬>이 추천하는 기대작까지.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필독! 

 

2019년 웨스트엔드 라인업

 


 

식을 줄 모르는 인기로 계속되는 공연들 

최근 1~2년 사이 런던을 뜨겁게 달궜던 공연들이 2019년에도 변함없이 웨스트엔드를 뜨겁게 할 예정이다. 지난 11월 호에서 소개한 <컴퍼니>는 원작의 주인공 성별을 바꾼 젠더 스와프 뮤지컬로 현재 런던 관객들의 ‘머스트 씨’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인기작이다. 나 역시 지난해 초부터 2018년 기대작으로 꼽았는데, 호평 속에 공연 기간을 3월 말까지 연장해 좀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2017년 11월 개막해 ‘제2의 빌리 엘리어트’로 불리며 단숨에 핫한 공연으로 떠오른 <에브리바디스 토킹 어바웃 제이미> 또한 9월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만약 2019년에 런던을 찾을 계획이라면, 수십 년 동안 공연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보다는 현재 웨스트엔드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두 공연을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두 편 다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리고 이 두 작품 못지않게 여전히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해밀턴> 웨스트엔드 공연 역시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런던으로 건너온 브로드웨이 히트작 

2019년에도 어김없이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 런던으로 건너와 관객을 만나려고 준비 중이다. 그중 우선 언급할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웨이트리스>다. 2016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웨이트리스>는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 작가인 사라 바렐리스가 작사, 작곡을 맡은 작품으로, 시골 식당에서 웨이트리스 겸 파이 베이커로 일하는 제나가 불안한 결혼 생활을 벗어나 꿈을 찾기 위해 파이 만들기에 열정을 쏟으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라 바렐리스는 이 작품으로 토니 어워즈와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 음악상 후보에 올랐으며, 1월부터 약 한 달간 브로드웨이 공연에 직접 출연할 예정이라고 한다. 참고로 그는 지난해 부활절을 기념해 공연되었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라이브 인 콘서트>에서 마리아를 맡아 예수 역의 존 레전드와 함께 열연을 펼친 바 있다. 웨스트엔드 공연은 오는 2월 8일 아델피 시어터에서 프리뷰 공연을 시작하는데,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5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캐서린 맥피가 브로드웨이에 이어 이번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그래미에 여섯 차례 후보에 오른 사라 바렐리스의 음악이 런던 관객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지 궁금하다. 
 

2016년 브로드웨이의 또 다른 화제작 <디어 에반 한센>도 올해 드디어 런던에서 공연된다. 2015년 7월 워싱턴 D.C.에서 출발해 2016년 3월 오프브로드웨이를 거쳐 그해 12월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개막한 <디어 에반 한센>은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는 10대 소년 에반 한센의 이야기다. 제71회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무려 여섯 부문의 상을 거머쥔 바 있다. 11월 노엘 카워드 시어터에 오를 런던 공연은 아직 캐스팅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영국 타블로이드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프로듀서 스테이시 민디치는 웨스트엔드에 온 <해밀턴>이 그랬듯 <디어 에반 한센> 웨스트엔드 프로덕션도 영국 배우들로 이루어진 컴퍼니를 꾸릴 예정이라고 한다. <디어 에반 한센>은 현재 영화화도 진행 중이라고 하니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웨스트엔드로 컴백하는 인기작 

올해는 인상적이게도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콤비의 작품 세 편이 연달아 무대에 오른다. 가장 먼저 개막하는 작품은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다. 2015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공연되는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는 런던 팔라디움 시어터에서 6월부터 9월까지 약 3개월간 공연된다. 지난 2016년 리젠트 파크 오픈 에어 시어터에서 성공을 거뒀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무대를 바비칸 시어터로 옮겨 7월부터 관객들과 만난다. 약 2년 만에 웨스트엔드로 돌아오는 <에비타>는 8월 초부터 9월 말까지 리젠트 파크 오픈 에어 시어터의 여름 시즌 작품으로 약 두 달간 공연된다. 

2017년 내셔널 시어터에서 매진 행렬을 기록했던 스티븐 손드하임의 <폴리스>도 2월 12일부터 같은 극장에서 재공연을 펼친다. 캐스팅에 약간의 변화가 있지만 또다시 큰 감동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올해는 한국에서 사랑받는 작품 <맨 오브 라만차>가 1968년 웨스트엔드 프로덕션 이후 50년 만에 런던에서 리바이벌된다. 미국 NBC에서 방영됐던 시트콤 <치어스>에서 프레지어 역으로 출연했던 미국 배우 켈시 그래머가 타이틀롤에 낙점됐으며, 공연은 세미콘서트 형식이 될 것이라고 전해진다. 극장은 런던 콜리세움으로 4월 말 개막한다. 이처럼 2019년 새해에도 웨스트엔드는 계속 런던을 지키고 있었던 작품과 오랜만에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 작품, 그리고 뉴욕에서 넘어오는 작품들까지, 좋은 공연들이 넘쳐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놓쳐선 안 될 연극 5                                            

                                                       

우리말로 제목을 옮기면 이렇다. 우리가 서로를 충분히 괴롭혔을 때. 마틴 크림프가 쓴 신작으로, 이 작품을 왜 기대하냐고 묻는다면 딱 세 단어로 답할 수 있다. 케이트 블란쳇, 케이티 미첼, 내셔널 시어터.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국에 줄리 테이머가 있다면 영국에는 케이티 미첼이 있다. 그런데 케이트 블란쳇과 케이티 미첼이 만났다니.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이 공연은 이례적으로 추첨을 통해 티켓을 판매했는데, 당첨자가 아니라면 매일 아침 극장에 줄을 서서 취소표가 나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나를 포함한 모든 대기자들에게 행운이 있길. 공연은 내셔널 시어터에서 가장 작은 극장인 도프먼 시어터에서 1월 19일부터 3월 2일까지 상연된다. 

 

약 2년 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이보 반 호프의 신작. 1951년 베티 데이비스, 앤 백스터 그리고 마릴린 먼로가 출연했던 영화 <이브의 모든 것>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최종 캐스팅은 달랐다. 중년의 브로드웨이 여배우 마고 역은 미드 <엑스 파일>로 유명한 질리언 앤더슨이, 마고의 팬을 자처하는 젊고 아름다운 이브 역은 영화 <맘마미아! 2>에 출연한 릴리 제임스가 맡는다. 두 배우의 시너지도 기대되지만, 이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이브 반 호프 연출 때문. 2월 2일 노엘 카워드 극장에서 개막하며 5월 11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이미 소식을 들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톰 히들스턴이 해롤드 핀터의 <배신>으로 약 1년 반 만에 런던 무대로 돌아온다. 그의 가장 마지막 연극은 지난 2017년 9월 RADA에 올라간 <햄릿>이었다. 해롤드 핀터 시어터에 올라가는 해롤드 핀터 작품에 톰 히들스턴이 출연한다니 그 어떤 설명이 더 필요할까. 기회가 된다면 무대 위에 있을 때 더욱 빛나는 그의 연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참고로 현재 해롤드 핀터 시어터에서는 핀터의 단막극으로 이루어진 ‘핀터 시리즈’가 공연되고 있다. 핀터의 많은 주옥같은 작품들과 굉장한 배우들의 연기를 경험할 수 있는 공연인 만큼 이 역시 기회가 된다면 꼭 경험해 보길 권한다. <배신>은 3월 5일 개막해 6월 1일까지 공연된다.

 

2018년 3월 더블린에서 공연된 <슬픔이란 날개 달린 것>은 이 공연을 보러 더블린에 가야 하나 싶은 심각한 고민을 안겨줬던 작품이다. 뮤지컬 <원스>와 <라자러스>의 대본을 맡았던 엔다 월시가 맥스 포터의 소설을 각색한 연극인데,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슬퍼하는 두 형제에게 갑자기 까마귀가 방문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공연이 보고 싶었던 이유는 극 중 아버지 역할로 킬리언 머피가 출연하기 때문이다. 또한 웨이워드 프로덕션과 콤플리시테의 공동 제작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된다. 이번 웨스트엔드 공연은 바비칸 센터에서 3월 25일부터 4월 13일까지 진행된다.

 

2018년 7월 내셔널 시어터에서 초연된 <리먼 트릴로지>는 2008년 금융 위기 시절 약 6천 억 달러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에 이른 국제 금융 회사 리먼 브라더스의 시작과 끝을 그린 작품이다. 샘 멘데스 연출 아래 사이먼 러셀 빌, 아담 고들리, 벤 마일즈, 단 세 명의 배우가 공연을 책임지는데,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주제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충분하다. 개인적으론 지금까지 런던에서 본 많은 작품 가운데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다. 이번 프로덕션은 3월부터 4월까지 뉴욕에서 공연한 후 웨스트엔드로 넘어와 5월 11일부터 8월 3일까지 공연된다. 극장은 피카딜리 시어터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4호 2019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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