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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2018년 뮤지컬계 결산 [No.183]

글 |박병성 2019-01-02 8,510

2018 뮤지컬 결산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달이 됐다. 올해 뮤지컬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기록할 만한 이슈 되짚기와 한 해의 작품 점검까지, 2018년 세밑에 마침표를 찍기 전, 올해의 뮤지컬계를 결산해 본다. 

 


2018년 뮤지컬계 결산


 

미투 운동의 선두에 섰던 공연계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스캔들로 발화된 미투 운동은 올해 우리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공연계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폭로되면서 공연계 내외부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미투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연초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스캔들이 폭로되는 양상이었다. 국내 연극계의 대표 연출가 중 한 명인 이윤택의 사례는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연일 새로운 폭로가 이어졌고 그 죄질의 정도와 빈도가 상상을 초월했다. 이윤택은 연희단거리패를 해체하고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죄했지만 성폭행 혐의를 부인해 오던 그는 구속되었고 결국 지난 9월 징역 6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미투 운동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중 처음 법이 집행된 사례였다. 이윤택이 이끌었던 연희단거리패에 속했던 배우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이 피해가 고스라니 전가됐다.
 

미투와 관련된 혐의를 받았던 배우, 교수, 연출가, 음악감독 등 많은 이들이 자리에서 물러나 은둔의 삶을 살아야 했고, 그중에는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도 있었다. 조재현은 수현재시어터를 해체했고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는 위안부 소재로 준비하던 뮤지컬 <웬즈데이> 제작을 취소하고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미투 운동 초기에는 성폭력이나 성추행이 폭로된 사람들을 징벌하는 차원에서 행동이 이루어졌다면 이후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성별 간 편견 및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확산됐다. 공연계가 유독 타락해서 미투 폭로가 집중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이 상대적으로 덜 권위적이고 인권 감수성이 높기 때문에 많이 드러나는 것이라며 공연계가 추락한 자존심을 세우고 이를 계기로 기울어진 사회 전체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연극 중에는 <가해자 탐구부록>처럼 미투를 소재로 지금의 현실을 들여다보려는 작품들이 등장했다. 미투 운동을 소재로 삼지 않는 공연이라 할지라도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정되거나 주체적인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맨 오브 라만차>에서 사실적으로 그려지는 알돈자의 윤간 장면은 이전부터 논란이 되었는데 이번 미투 운동을 계기로 수위를 낮추는 쪽으로 수정되었다. <삼총사>의 포르토스 역할도 마초적인 해적 캐릭터에서 우정과 의리를 중시하는 인물로 바뀌었다. <키다리 아저씨>, <레드북>, <어쩌면 해피엔딩> 등 여성 캐릭터가 부각된 공연들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10명의 등장인물이 모두 여성인 <베르나르다 알바>는 시의적인 주제와 세련된 연출로 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98.7%라는 놀라운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남성 배역을 여성 배역으로 바꾸거나 여성 배우를 캐스팅하는 젠더 프리 또는 젠더 벤딩이 많이 이루어진 것도 미투에서 영향을 찾는다. 2015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헤롯 역에 김영주를 출연시킨 이지나 연출은 <광화문 연가>에서 시간 여행을 하는 월하를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성이 다른 배우를 캐스팅했다. 초연 때는 차지연과 정성화가 월하를 맡았는데 올해 공연에서는 구원영과 김호영, 이석훈이 이 역에 출연했다. 이지나 연출의 다른 작품 <더 데빌>에서도 X-화이트 역에 김다현, 차지연, 임병근, 조형균, 이충주, X-블랙 역에 박영수, 김찬호, 차지연, 임병근, 이충주 등 혼성 캐스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록키호러쇼> 콜롬비아 역에 송유택과 전예지를 혼성 캐스팅하는 등 올 한 해 젠더 프리 캐스팅이 유독 증가했다. 공연계로 확장하면 여성 캐릭터를 남성 배우가 연기하거나 그 반대인 젠더 벤딩을 통해 연극적 효과를 극명하는 작품들이 늘어났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에서는 트로이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였던 트로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나를 김준수가 연기함으로써 캐릭터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부각했다. 유리 부두소프가 연출한 <인형의 집>의 3막에서는 남편인 헬메르가 거짓말을 알게 되면 남편이 보호해 줄 거라는 로라의 믿음을 배반하는 장면을 로라 역이었던 정운선이 헬메르가 되고, 헬메르 역의 이기돈이 로라가 되어 연기하고 원래의 역할로 돌아와 다시 한 번 연기함으로써 헬메르가 가한 폭력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경험하게 했다. 젠더 프리와 젠더 벤딩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공연계에 여성 배우의 출연 기회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성에 대한 편견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선을 제공해 주었다.



 

아시아 시장 진출 활기

2016년 사드의 영향으로 <빨래> 투어 공연이 중단된 후 한중 뮤지컬 교류가 주춤하다가, 올해 중국과 다양한 공연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K-뮤지컬 로드쇼’는 올해 3회째를 맞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사드의 영향 때문에 중국에서 치러지지 못했다. 올해에는 다시 중국으로 무대를 옮겨 6개 작품(<목 짧은 기린 지피>, <무한동력>, <식구를 기다리며>, <신과 함께>, <인터뷰>, <팬레터>)의 쇼케이스가 펼쳐졌다. 중국뿐만 아니라 대만, 홍콩, 싱가포르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국 뮤지컬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소개된 작품 중 <팬레터>는 2020년 중국 공연을 목표로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팬레터> 이외에도 아직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루트를 통해 중국 제작사와 논의 중이라고 한다. 
 

특히 제작사 라이브의 해외 진출 성과가 두드러진다. 2016년 1회 K-뮤지컬 로드쇼에 소개되어 2017년 중국 진출 기회를 얻었던 <마이 버킷 리스트>는 올해 3월 21일부터 4월 1일까지 중국 상해대극원 중극장에서 공연을 올린 후 10월 19일부터 27일까지 상하이 상극장에서 곧바로 3연을 이어갔다. 중국 공연은 상하이문화광장의 제작으로 중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라이선스 공연으로 진행됐다. <마이 버킷 리스트>는 올해 일본에서도 2월 신주쿠르이 모리에르 극장(2월 20~28일)에 이어 8월 도쿄 아사쿠사 유메마치 극장(8월 28일~9월 3일, 16회 공연)에서 두 차례 공연을 올렸다. 초연 공연에서는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고 자막을 사용했지만, 8월 재연 공연에서는 해기 역에 소년공화국의 선우와 크로스진의 용석이, 강국 역에는 김남호와 대국남아의 가람이 일본어로 공연했다. 라이브의 또 다른 작품 <팬레터>는 대만 내셔널 타이중 시어터(8월 17~19일)의 2,000석 극장에서 공연을 올렸다. 대만에서 공연된 첫 국내 창작뮤지컬이었다. 이외에도 한중일 프로젝트로 3국이 공동 개발한 <랭보>를 올해 10월 국내 초연한 후 12월부터 중국 상하이 공연을 이어간다. 중국 공연은 한국 연출, 음악감독, 안무가가 참여하는 레플리카 형식으로 중국 배우들이 한국에 들어와 연습했다. 라이브는 중국과의 공동 제작 형태로 <쉼 없는 애수>를 중국에서 올리기도 했다. 1980~90년대 활동했던 중국의 인기 가수인 황슈준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로 중국 제작사와 라이브가 공동 제작하고 프로듀서 강병원, 극작 윤희경, 연출 오세혁, 안무 신선호, 무대 디자인 김대한, 소품 김정란 등 한국 스태프가 참여해 상하이 대극원 중극장(9월 5~14일)과 베이징 티엔치오아트센터 소극장(11월 15~18일)에서 공연했다. 
 

2017년 사드 영향 속에서도 라이선스 공연을 올렸던 <라흐마니노프>는 올해 다시 상하이 상극장(11월 16~25일, 699석 규모)에서 중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라이선스 형태로 막을 올렸다. 이외에도 공연 제작사이자 배우 매니지먼트사인 알앤디웍스가 중국의 진린그룹과 뮤지컬 교류에 나섰고 대학로 공연 활성을 위한 홍보 이벤트가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리기도 했다. 다양한 한중 뮤지컬 교류가 이루어졌는데 무엇보다도 올해 올라간 <프랑켄슈타인>과 내년 공연될 <벤허>는 200만 달러의 중국 투자를 받았다. 2000년대 초반 한국 뮤지컬 시장 성장 초기에 한국 제작자가 브로드웨이 작품에 투자하는 사례가 꽤 있었다. 수익보다는 투자를 통해 제작 노하우를 배우기 위한 목적이 컸는데 중국 자본의 유입 역시 같은 취지라고 여겨진다. 


 

올해에는 중국 이외에도 대만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대만 내셔널 타이중 시어터에서는 올해 한국 뮤지컬 주간으로 앞서 언급한 <팬레터> 공연에 앞서 <헤드윅>(7월 20~22일, 4회 공연)을 공연했다. <헤드윅>은 이미 대만에 라이선스 형태로 소개된 바 있어 대만 관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오만석, 마이클 리가 헤드윅으로 출연했으며 타이중 공연 이후 8월 17~26일까지 국립 타이베이 대학 스포츠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갔다. 극단 죽도록달린다의 <왕세자 실종사건> 역시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대만의 뉴타이페이시티 아트센터에서 공연됐다. 대만 관타아트재단이 주관하는 ‘뉴타이페이시티 창작뮤지컬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받은 것이다. 
 

올 한 해 일본 시장 진출 역시 조용하지만 내실 있게 진행되었다. 일본 공연은 일본어로 공연하는 라이선스 공연과 한국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투어 공연으로 확연하게 나뉘어 진행됐다. 앞서 언급한 <마이 버킷 리스트>가 두 가지 방식으로 공연된 유일한 예이다. 라이선스 공연으로는 <마타하리>(1월 21~28일, 오사카 우메다 예술극장, 2월 3~18일, 도쿄 국제포럼 C홀)가 1월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마타 하리 역에 다카라즈카의 톱스타였던 유즈키 레온이 출연하고 이시마루 사치코가 연출을 맡았다. <마타하리>의 오사카 공연은 전체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2020년 재공연을 확정지었다. 2013년 한국 배우의 투어 형태로 일본에 처음 소개되었던 <김종욱 찾기>는 2016년부터 라이선스 형태로 제작되어 3년째 공연되고 있다. 올해에는 도쿄 얼터너티브 시어터(7월 21~28일) 공연을 시작으로, 후쿠오카(8월 4~5일), 도요하시(8월 14~15일), 오사카(8월 18~19일) 일본 투어 공연이 이루어졌다. <김종욱 찾기>를 제작한 아틀라스는 올해 아사쿠사 큐 극장에서 <스모크>(10월 4~28일) 라이선스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투어 공연은 K-뮤지컬 제작사인 신스웨이브가 주도했다. 신스웨이브는 작년에 이어 재연한 <어쩌면 해피엔딩>(5월 3~6일 요코하마 파시피코 컨퍼런스센터 메인홀, 5월 10~13일 오사카 모리노미야 피로티홀, 슈퍼주니어 예성, 세븐, 초신성의 성제 출연), <아이 러브 유>(5월 17~20일 오사카 모리노미야 피로티홀, 슈퍼주니어 신동, 인피니트 우현, 초신성 윤학, 지혁 출연), <알타보이즈>(8월 24~26일 도쿄 마이하마 앰피시어터, 슈퍼주니어 예성, 2PM 찬성, 하이라이트 동운, 인피니트 동우, 틴탑 니엘, 크로스진 타쿠야, 마이네임 세용 출연), <인터뷰>(10월 5~8일 도쿄 휼릭홀, 2PM 찬성, 빅스 엔 출연), <광념 소나타>(11월 15~18일, 오사카 산케이 홀 브리즈, 11월 22~25일 도쿄 휼릭홀, 김지철, 빅스 켄, 슈퍼주니어 려욱, 신원호 출연), 올해만 다섯 작품을 올리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다. 



 

여전히 열악한 뮤지컬 제작 환경

<웃는 남자>와 <지킬 앤 하이드>가 주말 티켓 가격을 1만 원씩 높게 책정해 관객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몇몇 작품들이 13만 원이었던 대형 뮤지컬의 최고 등급 티켓 가격을 14만 원으로 올리면서 이제는 대부분 14만 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여기에 주말가 1만 원을 할증하면서 관객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예매 상황에 따라 티켓 가격 최고가가 다른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의 경우 최고 티켓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높지만 다양한 티켓 가격대가 있어 날짜를 잘 선택한다면 우리보다 더 좋은 좌석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형 뮤지컬 경우 10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VIP석과 R석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많지 않아 열악한 관람 환경에서 보지 않을 거면 비싼 티켓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시장이 발달하기에 진입 장벽이 높은 환경이다. 그럼에도 제작비가 너무 높아 관람 환경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배우 한 명의 개런티가 회당 5,000만 원이라는 기사가 회자되기도 했는데 극단적으로 배우 중심의 제작 구조로 가는 현상을 드러낸 일화다. 지금처럼 공연 제작이 과열되고 그 해결책을 스타에게서 찾는 구조라면 높은 티켓 가격은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열악한 공연 제작 현실을 돕기 위한 소득공제 혜택과 공연티켓통합전산망 정보 제공 의무화를 위한 입법이 시도됐다. 올 7월 이후 책을 사거나 공연을 보기 위해 신용카드로 쓴 금액은 30%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우리 공연 시장은 영화와 달리 전체 티켓 판매 규모가 종합되지 않아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의 투명성을, 제작사 입장에서는 시장 예측을, 관객 입장에서는 정확한 인기도를, 그리고 정부 지원 부처에서는 정책 입안의 근거 자료를 얻기 힘들었다. 이러한 점 때문에 2014년부터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여 통합전산망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나 강제성이 없어 현재는 38% 정도밖에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으로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공연법 개정을 논의하였다. 올 5월 공청회를 거쳐 노웅래 의원이 대표 발의하여 11월 23일 문체위에서 법안 소위에서 심의를 앞두고 있다. 올해 통과되면 내년부터는 정보 제공이 의무화된다.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 4개월간 24만 관객 동원

국내 공연 시장이 라이선스 시장 중심에서 창작뮤지컬 방향으로 중심추가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여전히 라이선스 시장의 점유율이 높지만 <프랑켄슈타인> 같은 성공적인 대형 창작뮤지컬이 연이어 제작되어 좋은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175억 원의 제작비에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가 등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해외 스태프들이 참여하고 박효신, 수호, 정성화 등 스타 배우들이 출연한 <웃는 남자>는 7월 10일부터 8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이어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4개월간 143회 공연하여 2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예술의전당의 객석 점유율은 92%, 블루스퀘어 객석 점유율은 93%를 기록했다. 제7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연출상, 무대상, 남우신인상 등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내년 4월에는 1,300석 규모의 도쿄 닛세이 극장에서 일본 토호 극단이 제작하는 라이선스 공연으로 오를 예정이다. 토호는 EMK뮤지컬컴퍼니의 또 다른 대형 창작뮤지컬 <마타하리>를 올린 일본 제작사이다. 2016년 <마타하리>, 2018년 <웃는 남자> 등 대형 창작뮤지컬을 선보인 EMK뮤지컬컴퍼니는 내년 6월 세종문화회관에서 프랑크 와일드혼이 작곡가로 참여하는 새로운 대형 창작뮤지컬 <엑스칼리버>를 올릴 예정이다. 



 

패밀리 뮤지컬의 선전

1990년대 브로드웨이 시장은 디즈니의 등장으로 중장년층의 관객에서 가족 관객층을 흡수할 수 있었다. 몇 해 전까지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소위 말하는 패밀리 뮤지컬의 흥행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 2004년 디즈니의 첫 작품인 <미녀와 야수> 국내 공연도, 2006년 전 세계적으로 흥행 무패였던 디즈니의 대표작 <라이온 킹>을 일본 극단 시키가 제작한 공연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 공연 시장은 아직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웰메이드 뮤지컬이 뿌리내리기에는 성숙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지배했다. 
 

몇 해 전 디즈니와 캐머런 매킨토시가 손을 잡고 매튜 본이 안무가로 참여한 메가 뮤지컬 <메리 포핀스> 한국 공연이 계획되었으나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미녀와 야수>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아역 배우가 주인공인 <빌리 엘리어트>를 포함하여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뮤지컬이 서서히 제작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로알드 달 원작의 <마틸다>가 올라가 관객들의 호평과 더불어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베스트외국뮤지컬상을 받았다. 오는 11월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1월 서울 공연을 거쳐 4월 부산 공연으로 이어지는 <라이온 킹> 투어 공연은 티켓 오픈 당일 대구에서 약 2만 8천 장이 팔려 나가 지방 공연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서울 공연은 예매 개시 당일 22회차 공연이 전 석 매진됐다. <빌리 엘리어트>, <마틸다>, <라이온 킹>으로 이어지는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웰메이드 뮤지컬의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내년에는 <스쿨 오브 락> 공연이 패밀리 뮤지컬의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30대 여성 중심으로 형성된 한국 뮤지컬 시장을 패밀리 뮤지컬이 확장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을까. 패밀리 뮤지컬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3호 2018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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