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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CULTURE PREVIEW]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당신이 몰랐던 옹녀 이야기 [No.180]

글 |배경희 사진제공 |국립극장 2018-09-05 3,438

<변강쇠 점 찍고 옹녀> ,  당신이 몰랐던 옹녀 이야기 

 


 

국립 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공연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2018-2019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라인업에 선정돼 네 번째 재공연을 펼친다. 판소리열두마당 가운데 창을 잃은 일곱 작품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옹녀의 시각에서 재해석한 작품으로, ‘변강쇠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옹녀의 시대를 연다’는 의미에서 ‘변강쇠 점 찍고 옹녀’라는 제목을 붙였다. 지난 2014년 국립 창극단이 점차 잊혀져가는 전통 콘텐츠를 되살리겠다는 각오로 기획한 프로젝트 ‘판소리 일곱 바탕 복원시리즈’를 통해 소개됐으며, 창극 역사 최초로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19세 이상 관람가’ 공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또한 초연 당시 창극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26일이라는 장기 공연을 이어가 창극 역사상 처음으로 차범석희곡상에서 뮤지컬 극본 부문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2016년에는 프랑스 파리의 중심부에 위치한 테아트르 드 라 빌 극장에서 창극 최초로 초청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사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개막 전부터 공연계의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었다. 주로 묵직한 주제의 작품을 선보이며 사랑받아 온 연극 연출가 고선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칼로막베스>, <푸르른 날에>,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등이 고선웅의 연극 대표작. 2014년 첫 창극 연출이라는 도전에 나섰던 고선웅은 초연 당시 그동안 호색 남녀의 외설적인 이야기로 여겨진 ‘변강쇠전’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겠다는 각오를 전했고, 이를 위해 강인하고 당찬 면모를 지닌 옹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변강쇠와 옹녀의 숨겨진 사연에 집중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원전 판소리와 가장 큰 차이점은 옹녀를 색을 밝히는 여자가 아닌 과부가 될 흉한 살인 상부살 때문에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일편단심 열녀로 그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는 원작과 달리 옹녀가 자신의 팔자를 극복해 적극적으로 삶을 쟁취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작창과 작곡를 맡은 한승석도 판소리, 민요, 가요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작품에 힘을 보탠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한승석은 굿 음악부터 타악까지 두루 섭렵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리꾼.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스물아홉에 소리꾼의 길을 걷기 시작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한국 전통 타악 밴드 푸리 멤버로 활동한 바 있다. 
 

벌써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 이번 공연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올라간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초연 이후 줄곧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공연을 펼쳐온 작품이 새로운 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관객층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CJ토월극장 고유의 깊은 무대를 활용한 미장센의 변화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월 18~2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02-2280-4114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0호 2018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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