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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뮤지컬 배우 40인의 여름 나기, 일상 탈출을 위한 휴양지 [No.179]

정리 | 박보라·안세영 2018-08-29 4,368

 

바캉스인데 어디 가지? 

일상 탈출을 위한 휴양지

 

2018년 한 해에 쉼표를 찍어줘야 하는 때, 한여름의 바캉스 시즌이 돌아왔다. 재충전을 위해 어디로 떠나야 할지, 무엇을 먹어야 기운이 다시 솟을지, 어떤 음악과 시간을 함께하면 좋을지. 휴가 계획에 쏟을 고민 에너지를 줄여주기 위해 배우들이 직접 나섰다. 하지만 불볕더위에 지쳐 여행도, 보양식도, 음악 생각도 다 안 난다면? 그래서 마지막으로 준비한 스페셜 괴담! 단, 이 코너는 한낮에 읽을 것. 피식 웃고 다음 장으로 페이지를 넘기려는 찰나 주위가 오싹해질지도 모르니까!



강지혜 <키다리 아저씨> 

얼마 전, 남프랑스의 생장 피에르 포르에서 시작해 스페인의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까지 걷는 트래킹 여행을 다녀왔어요. 중간중간 대도시를 거치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대자연과 마주하는 시간이 훨씬 많았죠. 마치 <키다리 아저씨> 속 ‘락 윌로우 농장’에 온 기분이 들었어요. 힘겹게 언덕을 오르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봤을 때, 그리고 농장을 지나칠 때마다 ‘행복의 비밀’을 불렀는데, 앞으로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에는 늘 이 트레킹 여행이 생각날 것 같아요. 아름다운 풍경과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트레킹 여행,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김지우 <시카고> 

요리사 남편을 둔 덕분에 요리 재료와 조리 도구를 사러 일본을 자주 찾는 편이에요. 아이가 생기기 전에 남편과 아사쿠사에 간 적이 있는데, 마침 그날 칠월칠석 행사가 있어 거리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 있더라고요. 음식이 어찌나 맛있던지 더위도 잊고 즐겁게 돌아다녔어요. 그날 먹은 음식 가운데 제가 꼭 추천하고 싶은 건 야끼소바 튀김이에요. 야끼소바를 어묵 꼬치처럼 튀겨서 파는데 맥주 안주로 안성맞춤이랍니다. 처음엔 안 먹겠다던 남편도 한입 먹고는 오던 길을 되돌아가 다시 사왔으니 아사쿠사에 가신다면 꼭 한번 드셔보세요! 



 

리사 <바넘: 위대한 쇼맨> 

이번 <바넘: 위대한 쇼맨>에서 스웨덴 출신의 오페라 가수 제니 린드를 맡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스웨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지네요! 전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스웨덴에서 살았어요. 그래서 방학마다 스웨덴 곳곳으로 가족 여행을 다녔답니다. ‘여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항상 어린 시절 보았던 아름다운 자연과 친절했던 스웨덴 사람들, 맛있는 음식들, 그리고 가족과 함께한 행복했던 시간이 생각나요. 제 기억 속의 스웨덴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죠. 



 

소정화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가슴이 답답해서 (이)영미 언니와 ‘떠나자!’ 하고 무작정 보라카이로 향한 적이 있어요. 해변에 누워서 책을 읽다 더우면 바다에 들어가서 수영하고, 밤이 되면 바닷가를 걸으며 수다를 떨었죠. 속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잔뜩 웃고 울다 보니 마음이 한결 후련해지더라고요. 만약 보라카이에 가신다면, 해질녘에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보세요. 오래오래 지는 해를 바라보면 꼭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답니다.



 

아이비 <시카고> 

태국 푸켓의 카타 지역을 추천합니다. 언제 가도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푸켓이지만, 제가 여행한 카타는 한국인이 드문 지역이었거든요. 계획 없이 훌쩍 떠나서 현지인이 다니는 식당이나 길거리 음식을 즐겨보시길! 조금 실패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 나름의 추억이 된답니다. 저는 큰맘 먹고 고급 풀빌라를 숙소로 잡았는데, 솔직히 비싼 가격에 비해 실망스러웠어요. 그래서 남은 일정은 저렴한 체인 호텔로 옮겨 휴가를 즐겼죠.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사진에 속지 마세요~



윤형렬 <바넘:위대한 쇼맨> 

3년 전 한여름에 친구들하고 떠난 자전거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삼척부터 울진까지, 울진에서 다시 삼척까지 동해안을 따라 왕복하는 코스였는데, 처음 여행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힘들겠다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우리나라에 산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죠. 힘들게 오르막길을 오르다 내리막길을 만났을 때의 그 짜릿함!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경치는 자전거 여행의 덤이었고요. 모두가 정말 힘들었지만, 포기하려는 순간 서로 챙겨가며 끝까지 멋진 경치까지 함께 누렸던 기억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번 여름철엔 이런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는 여행, 어떠세요? 

 

최수진 <록키호러쇼>

여름철 휴양지는 뭐니 뭐니 해도 <록키호러쇼> 공연장이죠! 괴상망측한 외계인들이 즐거움과 오싹함을 동시에 안겨주거든요. 빵빵한 에어컨 바람과 배우들이 객석에 뿌리는 물은 보너스랍니다. 참고로, 공연장에 오실 땐 도시락 대신 빵을 넉넉히 챙기세요. 공연 전에 배부르게 먹고 남은 빵은 무대 위 ‘브래드’에게 던질 수 있으니까요. 저는 작년 공연 때 너무 신나게 뛰어놀다가 기둥에 부딪쳐 눈썹 부위를 꿰맨 적이 있어요. 저처럼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안전에 유의하면서 재미있게 공연을 즐겨주세요!


최연우

저는 올 상반기를 여행으로 다 보낸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여행을 떠났는데, 그중에서도 지난 3월 <여신님이 보고계셔> 팀과 함께 다녀온 보라카이가 특히 인상에 남았어요. 보라카이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았지만, 짐을 풀고 해변에 도착했을 때 봤던 석양을 잊을 수 없거든요. 캄캄한 어둠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별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던 것도 기억나요. 우리의 서퍼, (김)신의 오빠의 아지트에도 갔는데, 무척 아름다운 공간이었답니다. 온전히 우리만 남겨진 무인도 같았죠. 많은 분들이 보라카이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함연지 <노트르담 드 파리> 

신혼여행으로 갔던 몰디브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바다를 보자마자 제 눈을 믿을 수가 없었을 정도였죠. 사진에서만 보던 에메랄드 빛 바다가 온 세상에 펼쳐져 있는데, 마치 천국에 온 기분이었어요. 특히 제가 갔던 곳은 섬 안에서 신발을 못 신게 하는 곳이라, 맨발로 뛰어다니며 자전거를 타고 다녔어요. 집에 들어갈 땐 집 앞에 있는 항아리 물로 발을 씻고 들어갔고요. 아니면 고슴도치 인형에 발을 비벼 모래를 털고 들어가야 했죠. 고슴도치 인형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귀여웠답니다. 천국을 직접 다녀온 것 같은 몰디브, 여름이면 늘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에요.



 

홍우진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제가 추천하고 싶은 휴양지는 전라남도 홍도입니다. 모래가 아닌 검은 돌멩이로 이루어진 해변과 투명한 바닷물이 외국의 어느 휴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지거든요. 저는 2001년 문화 소외 지역 학교를 도는 투어 공연을 하면서 홍도에 가봤어요. 그날 처음 배영을 배워 바다에서 신나게 헤엄을 쳤는데, 어느 순간 절 부르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에 고개를 들어보니 바다 한 가운데 와 있더라고요. 하마터면 죽을 뻔한 걸 (강)필석 형이 와서 머리채를 잡아 구해 줬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도 자나 깨나 안전 조심!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9호 2018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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