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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레 미제라블> 윤소호 [No.147]

진행·정리 | 안시은 2016-01-29 6,416

마음을 두드리는 그 뜨거움


즐겁고 재치 넘쳐 보이는 윤소호지만 일찍 철든 청춘처럼 여느 또래들에게서 쉽게 엿보기 힘든, 깊은 속내를 내비치는 순간들이 있다. 지금 이 무대에 서 있는 이유가 마치 우연이 아님을 말하듯이. 열정과 진심을 쏟는 그가 보여줄 ‘마리우스’는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까.




첫 도전의 연속  <레 미제라블>                                  


THE MUSICAL 지난 출연작들과 <레 미제라블>(이하 <레미>)이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honey0824111)
윤소호 특별히 제가 원 캐스트입니다.
“오디션부터 달랐어요. <킹키부츠> 때 권유로 오디션을 봤는데 다른 작품처럼 한 번에 안 끝나더라고요. 메시지나 드라마가 주는 감동이 큰데 그걸 잘 전달할 사람을 뽑아야 하잖아요. 여러 사람들과의 조화도 그렇고. 참여하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 캐스트인 것도 달랐어요. 둘째 주까진 힘들었어요. 공연하면서 낮에는 연습과 수정, 리허설도 하느라 일정이 빡빡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힘들었는데 공연만 한 이후부터는 괜찮아졌어요. 성스루 뮤지컬도 처음이라 적응하는 데 몇 주 걸린 것 같아요. 평소 말로 하는 걸 노래로 하는 거잖아요. 관객들이 노래로만 말하는 데 적응하기 위해 1분이든 10분이든 시간이 걸리듯 저도 대사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이제는 적응됐고요.”


THE MUSICAL 마리우스는 앙상블로도 등장하는데 제일 재밌다고 생각하는 역할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 (marin26)
윤소호 경찰로 나올 때 나름 노출되는 위치예요. 가려져 있지 않아서 앙상블로 객석을 바라볼 수 있는 게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번지점프를 하다> 초연 때 현빈 역을 하면서 지나가는 행인을 해본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앙상블은 처음이에요. 힘들지만 재밌어요. 네 번 정도 나오는데 마리우스 등장 전이어서 힘든 부분도 있어요. 목이 아프면 뒤에 마리우스로 나와야 할 때가 걱정되기도 하거든요.”


THE MUSICAL 마리우스로 등장하기 전 여러 배역으로 나오는데 특별히 애착 가는 역이 있다면요? (evilupon)
윤소호 노 젓는 나의 모습에 애착이 갑니다.
“첫 장면의 시각 효과가 굉장히 크다고 봐요. 힘들긴 하지만 힘차게 노 저으면 작품이 더 살아난다고 생각해요. 모든 배우가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잘 못 저으면 마리우스가 나오는 장면도 힘을 잃는다고 생각해요. 앞 장면부터 집중해서 보게 되면 뒤로 갈수록 더 재밌게 보지만 그렇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로 보게 될 수 있어 굉장히 애착 가는 장면이에요. 이 장면에서 배역 이름은 따로 없지만 배우들끼리 날마다 정하기도 해요.”


THE MUSICAL 소설에서 많이 참고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herbpr)
윤소호 단순하게 보일 수 있지만 최대한 개연성을 만들고 싶었어요. 혁명과 사랑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리우스.
“크리에이티브 팀이 준 틀 안에선 조금 제약이 있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웠어요. 성스루 뮤지컬인 점도 그랬고요. 연습하면서 상대 배역과의 유대 관계를 위해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개연성을 만들려고 했어요. 상대 배우와 교감하는 행동을 만들거나 중간중간 표정 혹은 연기로 표현하기도 하고요”





THE MUSICAL 대구가 고향이잖아요. 대구 공연 소감은 어땠나요? (yooyou2)
윤소호 고향에서 <레미>를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고 감회가 남달랐어요. 아직도 여운이….
“가족들은 서울에 있어서 아직 못 봤어요. 할머니가 보셨어요. (대구에서 처음 공연한 덕분에) 제 공연을 거의 처음 보신 거죠.”


THE MUSICAL 원 캐스트로 공연하고 있는데 스트레스 해소법은? (honey0824111)
윤소호 아직 해소를 못 해봤어요. 이제 하려 합니다. 갖은 방법을 총동원하여. 하하.
“<레미>를 하면서는 스트레스 풀기 어려웠어요. 다음 날 공연 때문에 곧장 자야 했어요. 대구엔 친구들이 많잖아요. 얼굴 보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THE MUSICAL 마리우스랑 닮은 점이 있다면? (marin26)
윤소호 순수한 게 닮은 것 같아요.


THE MUSICAL 마리우스의 이런 면을 봐줬으면 하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나요? (jhs4279)
윤소호 ABC카페에서 혁명 토론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한 여자 때문에 갈등하는 마리우스.


THE MUSICAL 마리우스가 어깨에 총을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지팡이를 짚고 나오더라고요. 다리에 총 맞은 건가요? 부상당한 부위가 어딘가요? (yooyou2)
윤소호 총을 어깨에 맞았다고 해서 다른 곳은 다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크크.


THE MUSICAL 원 캐스트인데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하는 것이 있다면? (lluhll)
윤소호 한약을 먹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원캐라면 추천!




배우가 되어가는 길                                                                      



THE MUSICAL 꿈에 확신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정말 내 길이구나!’ 했던 순간요. (sky95z)
윤소호 데뷔 전 오디션 떨어질 때마다 힘들었는데 그때마다 오기가 생겨서 더 도전하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 길이 내 길’이라는 목표 의식이 없었다면 배우 생활을 못했을 것 같아요.


THE MUSICAL 배우 인생에서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건이 있나요? (leebegopa)
윤소호 전환점이라고 할 만큼 배우 생활이 길진 않지만 연극 <데스트랩>을 했을 때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던 것 같습니다.
“연극은 뮤지컬에서 노래로 표현하던 것들을 오직 대사, 표정, 연기, 몸짓으로만 표현해야 했어요. 굉장히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고 다시 한 번 연기란 학문에 대해 깨우친 작품 같아요.”


THE MUSICAL 필모그래피가 좋은 젊은 배우인데,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marin26)
윤소호 좋은 대본과 배우, 스태프 사이에서 얼마나 성장하고 함께 노력해서 잘 표현될 수 있는 작품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을 많이 한 것 같긴 해요. 어떤 작품을 꼭 해야겠다고 결정한 적은 없어요. ‘잘’ 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렇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았어요. 이 시점에 <레미>란 훌륭한 작품을 만난 것 같아요. 새로운 점들을 경험하면서 제가 오히려 감사해요.”


THE MUSICAL 지금 20대인데 30대, 40대가 되어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dream0801)
윤소호 앙졸라, 자베르, 장 발장, 떼나르디에 다 할 거예요. 하하하.
“마리우스가 막연히 해보고 싶은 역이었다면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많이 배우고 느낄 것 같아서 해보고 싶어요. 감동받고 좋아했던 작품이고요. 대극장 뮤지컬에선 20대 초중반 배우가 주역을 연기하는 경우가 적거든요. 현실을 생각하지 않으면 <지킬 앤 하이드>도 그렇고 하고 싶은 역이 많아요. 장 발장, 자베르, 앙졸라, 떼나르디에를 꼽은 건 진심이에요. 하기 전엔 몰랐는데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인 거예요. <레미> 협력 연출님도 영국에서 커버였나 스윙으로 마리우스 빼고 다 해봤대요. 배우로서 많은 연구와 연습을 해야겠지만 가능하대요. 특히 떼나르디에는 작품 하면서 매력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임)기홍이 형이 존경스럽고요. 30대라면 앙졸라, 40대라면 장 발장 혹은 떼나르디에가 어울리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비 오는 날엔 <번지점프를 하다>가 많이 생각나는데 다시 올라온다면 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hyun8124)
윤소호 하고 싶어요. 정말 사랑스러운 작품이잖아요. 노래도 가끔 들어요.


THE MUSICAL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가 있나요? (leebegopa)
윤소호 소울 오브 맨(Soul of Man).
“<킹키부츠>에서 찰리가 결정적인 순간에 느끼는 감정을 표출하는 노래예요. 힘들고 어렵지만 잘 표현했을 때 전달되는 감동이 커서 많이 듣기도 하고 좋아해요.”


THE MUSICAL 지금까지 했던 역 중 다시 해보고 싶은 역은 어떤 건가요? (musicalcya)
윤소호 했던 작품들 전부 다시 하고 싶어요. 모두 애착 가서 하나를 정할 수가 없어요.


THE MUSICAL 요즘 관심사는 뭘까요? (jhs4279)
윤소호 보컬? 하하.
“<레미>는 특히 해온 작품과 달리 클래식해요. 마리우스 역이 성악 발성을 할 필요는 없지만 전체 배역과 비교해서 차이가 크게 나면 안 됐기 때문에 성악 레슨을 받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고요. 어떻게 하면 마리우스란 캐릭터 안에서 완성도 높은 보컬과 연기를 잘 표현할까 고민 많이 하고 있어요”


THE MUSICAL 지금껏 무대 위에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이 있나요? (jellybean)
윤소호 며칠 전 <레미> 공연할 때 등장 직전 소대에서 넘어져서 손을 다쳤어요. 아찔아찔. 지금은 괜찮괜찮.


THE MUSICAL 1(못 춤)점부터 10(잘 춤)점까지 숫자로 춤 실력을 매긴다면? (94tlemfk)
윤소호 10.




센스가 빛나는 순간      


                                                                       


THE MUSICAL 즉흥 삼행시 센스가 장난 아니더라고요. 순발력이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alwjddl27)
윤소호 실패할 때도 많습니다.
“<베어> 때 (정)원영이 형과 삼행시 만들면서 놀았어요. SNS에 배우들이 올렸는데 그 이후에 유머러스한 남자가 된 것 같아요. 원영이 형처럼 태생적으로 밝은 사람을 따라갈 순 없지만 많이 밝아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THE MUSICAL ‘마리우스’로 4행시 지어주세요. (danb2820)
윤소호 [마]지막으로 정말 감사합니다. [이(리)]제 대구 공연이 끝났어요. 너무 아쉽지만 [우]리 이제 블루 [스]퀘어에서 만나요. 크크크크크.


THE MUSICAL 이… 이상형이 궁금합니다! (leebegopa)
윤소호 예.착(예쁘고 착한 여자)


THE MUSICAL 자신에게 야구란? (pcy1005k)
윤소호 내 삶의 활력소? 일등할 땐… 크크.
“야구는 많이 하진 않고 캐치볼 하는 정도인데 모든 운동을 좋아해요. 농구도 하고 탁구도 하고. 구기 종목을 많이 해요. 사실 따지고 보면 당구도 스포츠고요. (웃음)”


THE MUSICAL 진중하고 재미있게 답해 준 덕분에 힘든 월요일을 즐겁게 웃으며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evipupon)
윤소호 감사합니다. 팬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즐거워서 예정보다 길게 했어요. 이렇게 많은 관심 가져주실 줄 몰랐는데 진짜 감사하고요. 블루스퀘어에서 뵙겠습니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감사합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7호 2015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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